길동무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장편경쟁

김태일 | 2004 | Documentary | DV | Color | 74min

SYNOPSIS

스무 살 주희는 이제 막 귀농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노숙자가 되는 게 두려워’ 땅을 일구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주희는 쌀농사를 중요기반으로 하는 우리농업이 WTO발휘와 함께 운명을 다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 쌀 지키기 백인백일걷기에 참가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더위와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약해지는 마음 사이에서 주희는 고민하며 하루하루 걸어나간다. 길고 긴 땡볕 아래 길을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들이 있다. 주희는 이전의 자기와 싸우며 농사를 짓겠다는 꿈을 걸고 남는다. 그런 주희에게 친구가 생겨난다. 서울에서 같이 쉼터에 있었던 친구들은 주희와 걸으며 새로운 우정을 나눈다. 떠나는 어른들 속에서 아이들은 길 위에서 그을리며 성장한다. 주희는 자신의 약한 모습, 부끄러움, 망설임, 불안을 사람들에게 내보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한여름에 시작한 주희의 첫 발걸음은 마침내 백일걷기의 마지막 날 서울에서 멈춘다. 주희는 길에서 만난 새로운 동무들에게서 힘을 얻고 돌아가 더욱 꿋꿋한 모습의 농사꾼이 되려고 한다.

DIRECTING INTENTION

나는 운 좋게 우리 쌀 지키기 100인100일 걷기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각자 참가하는 이유도 다양하고 처지도 달랐다. 2004년 쌀 개방 협상에 맞선 우리 농업의 위기를 알리기 위해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1994년 우루과이 농산물 협정이 10년 유예되었지만 농업정책은 변화가 거의 없고 농산물 개방은 기정사실화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농부에 의해 제기된 우리 쌀 지키기 100인100일 걷기운동은 위기상황을 모르는 국민들에게 무너지는 농촌의 상황을 알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100인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100일 동안 정성을 다한다면 하늘도 움직인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출발한 운동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행되었다. 그 중에서도 약물청소년들의 치유공동체 새 샘터 소속 이주희(20세)씨도 참가하였다. 이주희씨는 어릴 적 집을 나와 오랜 시간 방황을 하고서 처음으로 자신이 선택한 농부의 길을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백일걷기운동을 통해 농사꾼이 되려는 의지를 확인하는 길이여서 자연스레 이주희씨 시점으로 촬영하려고 했다. 나는 이주희씨와 걷기를 함께 하면서 작은 희망의 싹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생전 처음으로 사회성을 체험하는 이 친구들이 짧지 않은 기간 동안의 경험으로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이들의 선택이 작고 볼품 없어 보이지만 우리 농촌과 우리 땅 우리 생명의 먹을 거리를 만들어내는 농업의 소중한 가치를 안고 가려는 소박한 마음을 담아 보았다.

FESTIVAL & AWARDS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김태일

김태일

1993  <원진별곡> (38분)
        오오사카 예술제 초청
1995 <분단을 넘어 선 사람들> (85분)
1995 <어머니의 보라빛 수건> (48분)
        야마가타 영화제 초청
        제1회 부산영화제 와이드앵글
        아시아 독립비디오한마당
        인디포럼96
1996 <풀은 풀끼리 늙어도 푸르다> (58분)
        제9회 카톨릭 영상대상 수상
        제1회 인권영화제
1998 <22일간의 고백> (50분)
        제1회 대만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초청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
        제3회 인권영화제
2000 <4월9일> (125분)
        제5회 인권영화제
2001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
        제8회 인천인권영화제
2003 <나도 노동자이고 싶다> (33분)
        KBS 열린채널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STAFF

연 출 김태일
조연출 안미선
촬 영 이강길, 김선호
구 성 안미선
녹 음 표용수
음 악 정혜원
나레이션 이주희

PROGRAM NOTE
2002년 7월부터 105일간 진도에서 여의도까지 2000km의 '우리쌀 지키기' 걷기를 기록한 이 영화는 장기수 문제와 역사적인 사건에 천착했던 김태일 감독의 신작이다. 감독 자신이 몇 해 전 서울을 떠나 시골로 내려갔던 경험 때문인지 아니면 주인공의 홀로서기 모습에서 감독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뜻밖의 소재인 100일 걷기를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100일을 걸으면 뭐가 달라질까?' 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작품의 주인공 이주희 씨는 흔히 말하는 ‘문제아’였다. 노숙자가 되지 않기 위하여 귀농을 준비하고 있고 귀농을 통해서 독립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이다. 본인의 말처럼 독립하기가 두려워서 혹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두려워 100일 걷기에 참석하고 있다. 이 작품은 바로 주인공의 시선으로 바라본 100일 걷기임과 동시에 100일 걷기팀 내부의 갈등을 드러냄으로써 '우리쌀 지키기'라는 대의보다는 100일 동안 걷는다는 행위를 통해 주인공과 참가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준다. 본인 스스로는 이제 겨우 퇴비를 만들 줄 아는 초보 농사꾼이 되었다는 주인공의 나레이션은 걷기를 통해 주인공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걷기가 끝난 후 참가자들 중에서 많은 수의 사람들이 귀농했다는 사실은 100일 동안 걷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우리들에게 묵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리오 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