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민재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박용재 | 2024 | Fiction | Color | DCP | 98min (E) Korean Premiere

TIME TABLE
11.29(토) 20:00-21:38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G
12.3(수) 15:30-17:08 CGV압구정(본관) 3관 E, G
SYNOPSIS

보육원 출신의 17세 육상 유망주 최민재는 한서여고에서 실력만으로 인정받고 싶지만, 출신 배경과 따돌림 속에 늘 고립된다. 부유한 동료 주혜림은 부모의 권력으로 기록을 조작하며 민재의 앞길을 막고, 벼랑 끝에 몰린 민재는 충동적으로 혜림의 알레르기를 이용해 사고를 일으킨다. 혜림이 쓰러진 순간, 민재는 돌이킬 수 없는 죄책감에 휩싸이고, 삶 전체가 흔들린다. 사건을 눈치챈 코치 지수는 민재를 보호하는 대신 약점을 쥔 채 불법 대리 출전과 입시 비리에 그녀를 끌어들인다. 살아남기 위해 휘말리지만, 민재는 매 순간 자신의 실수와 그로 인해 받은 용서를 떠올리며 죄책감과 갈등 속에서 흔들린다. 그 과정에서 만난 입시 학원 직원 윤호는 불합리한 시스템에 타협하며 살아왔지만, 민재를 통해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와 마주한다. 그는 때로는 방관자처럼, 때로는 작은 조력자로 민재의 곁에 선다. 부정과 압박, 죄책감과 반성 사이에서 흔들리던 민재는 끝내 스스로의 발걸음을 선택한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민재는 자기 모순을 모두 떨쳐 내듯 온 힘을 다해 달린다. 승패를 넘어, 잘못을 직시하고 다시 일어서는 그 한걸음이야말로 진정한 ‘내일’이다.

DIRECTING INTENTION

극도로 경쟁적인 한국 사회에서 불우한 환경의 청소년들은 늘 불가능한 선택 앞에 놓인다. 신념을 지켜 모든 것을 잃을 것인가, 아니면 성공을 위해 스스로를 배신할 것인가. <내일의 민재>는 사회적 자원과 연결망 부족으로 주변부로 밀려난 한 육상선수를 통해, 정당한 성공의 길이 막힌 청춘들이 마주한 현실을 그린다.

FESTIVAL & AWARDS

2025 제38회 도쿄국제영화제

DIRECTOR
박용재

박용재

2015 여름의 끝자락
2016 세이버
2023 기숙학원

STAFF

연출 박용재
제작 김성은
각본 박용재
촬영 민성욱
편집 조한울, 조성은
조명 이준일
음악 모그
미술 김진영
출연 이레, 금해나, 노재원, 김세원

PROGRAM NOTE

열일곱 민재의 유일한 희망은 고교 육상 유망주로서 인정받고 계속해 뛰고 또 뛰는 일이다. 보육원에서 나고 자라 의지할 사람 하나 없고 기거할 데조차 마땅치 않지만, 오직 육상만이 민재의 심장을 뛰게 하고 크나큰 위로가 돼 준다. 하지만, 선발전을 둘러싼 교내 육상부 내의 치열한 경쟁은 민재의 몸과 마음, 삶과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내일의 민재>는 겉으로 보면, 스포츠 드라마로 보이지만, 그 외피를 살짝만 들춰 보면 무시무시한 암투가 벌어지고 복잡다단한 감정의 실타래가 얽히고설킨 냉혈한 사회의 축소판이다. 민재뿐 아니라 육상 코치 지수, 민재의 강력한 경쟁자 혜림, 혜림의 부모, 육상부 관계자 모두 저마다 더 높은 자리로 오르고 싶고, 반드시 이기고 싶은 이기심과 과욕이 부른 패착에 이른다. 그 사이 인간성의 얼굴은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일그러지며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다. 욕망 대 욕망이 맞붙는 치열한 과정에서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윤리와 도덕을 위협하고 수치와 죄책감의 감정을 시험한다. 그 한가운데 서 있는 민재. 흔들리고 깨지면서도 다행스럽게도, 기어코 살아남아 자기 자신으로서 굳건하게, 정면 승부를 해 보일 것이다. 미래를 향한 민재의 성장과 성숙은 그제야 비로소 가늠할 수 있다. 민재 역을 맡은 배우 이레가 온몸을 던져 해 보이는 뜀박질이 그 순간을 그려낸다.

정지혜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