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을 돌려다오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단편)

김은민 | 2009|Documentary|Color|DV|35min 26sec

SYNOPSIS

마트에서 일하는 나는 88만원 세대이다.
자신의 고민이 무엇인줄 모르던 내가 주변인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빵 집에서 일하며 남은 건 병원비와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는 몸 밖에 없다는 대학 친구 윤경.
일본에서 돌아와 몇 개월째 백수 생활을 하던 둘째 언니...
직장은 쉽게 구해지지 않고, 마침내 구한 직장에선...
미화는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십년 전 고등학교 수학여행 영상에선 부끄럼 많고 순수한 학생이었다.

DIRECTING INTENTION

88만원 세대는 현재 한국의 이십대 대부분이 해당된다.
우리는 무한 경쟁 시대에 경쟁 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사회 구조로부터 박탈을 맛본다.
그로 인해 스스로에게 희망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그리고 우리들 스스로가 소통을 시도조차 않고 포기해버린다는 것이다.
다큐를 통해 이십대가 스스로 소통하길 바랬고, 88만원 세대라는 모순된 사회 구조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질 않길 바라는 심정으로 다큐를 만들게 되었다.

FESTIVAL & AWARDS

2009 제9회 퍼블릭엑세스시민영상제

DIRECTOR
김은민

김은민

2000 < 애착생사 >

2001 < 검열 >

STAFF

연출 김은민
제작 김은민
각본 김은민
촬영 김은민, 박광보
편집 김은민
음향 김은민
출연 김은민, 김은이, 강윤경, 정미화

PROGRAM NOTE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진정성이라고 말하곤 한다. 세상을 정확하게 직관하는 카메라. 그 정직성으로 인해 카메라를 쥔 자도 그 너머 있는 대상도 시공을 넘어 관람하는 이들도 모두, 변한다. <내 청춘을 돌려다오>는 투박한 다큐멘터리이다. 억센 지역 음색을 가진 감독의 내레이션, 전형적인 홈비디오물을 닮은 영상, 고전적 뉘앙스의 작품 제목까지. 하마터면 이 작품을 비껴갈 수 있을 요소 일 수 있을 터이다. 그러나 자신이 88만원 세대라는 감독의 날선 고백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관객을 곧장 세상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의 진짜 홈비디오는 차가운 사회의 반대편에서 지금도 자라고 있는 그들의 꿈을 말해준다. 그러하기에 ‘내 청춘을 돌려다오’는 대단히 직설적인 하나의 발언으로 완성된다. 영화학과를 졸업했지만 현재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감독. 꿈을 갖기엔 곤궁한 젊음, 그것이 비단 자신의 문제가 아닌 세대의 문제임을 인식했을 때의 막막함. 감독은 정리되지 않은 혼란, 구조에 대한 묘한 배반감을 동시에 가지고 카메라를 찍기 시작한다. 제빵사 강윤경, 일본 어학연수 후 직장을 구하는 친언니 김은이, 공무원 준비생 정미화. 박봉에 부당한 대우를 받고 일하기에는, 끝을 알 수 없는 잔인한 경쟁의 대열에 무턱대고 들어서기엔, 너무 젊고 싱싱한 그들. 카메라는 그들의 집단적 우울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이끌어내고 있다. 가능성의 제한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세대, 그러하기에 88만원 세대인 지금의 20대. 어쩌면 감독이 말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청춘을 돌려다오>는 88만원 세대를 관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심하고 반론하고 분노한다. 영화 안에 담겨진 감독의 능동적 변화의 에너지는 한편의 짧은 다큐멘터리 안에 내재된 역동적 생명력을 발견하게 한다. 푸른 바다 앞에서 꿈꿨을 미래는 아름답다. <내 청춘을 돌려다오>는 88만원 세대의 자각을 통해, 척박한 세상 속에 담겨진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청춘을 다시금 곱씹어 보게 하는 다큐멘터리다. 청춘을 위해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09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