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뛰기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경쟁부문 단편
김진유 | 2014 | Fiction | Color | HD | 19min 40sec
SYNOPSIS
후는 소소한 장난 치기를 좋아하며 다정한 엄마와 함께 사는 초등학생 3학년 아이다. 그저 아이처럼 마냥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낼 거 같지만 그런 후에게도 최근 상처 받는 일이 있다.
DIRECTING INTENTION
어릴 적 기억으로 시나리오를 시작했고 그 기억은 26세인 나에게 지금도 생각나는 기억이다. 초등학생 3학년이 였던 나는 엄마와 옷을 사러 작은 옷가게에 들어갔고 옷 가게 안에 있던 가게주인과 종업원의 행동과 말에 나는 아무 말 하지 못 했다. 엄마는 듣지도 말하지 못 하지만 나는 듣기도 말하기도 한다.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건 개인적인 기억의 조각을 현재의 삶에 끼워 맞추어 새로운 기억을 얻고 싶었고 다른 이와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겉’ 만 보게 되는 세상에 말하고 싶어 시작하였다.
FESTIVAL & AWARDS
2014 제19회 인디포럼
2014 제16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14 제8회 대단한단편영화제
2014 제15회 장애인영화제
DIRECTOR

김진유
2005 <일탈>
STAFF
연출 김진유
제작 김남기, 김슬기
각본 김진유
촬영 최승철
편집 김진유
조명 윤희수
음악 최만선
동시녹음 유민아, 김소정, 방준극
조연출 안수연
출연 고수, 이상희, 이창범, 박성현
PROGRAM NOTE
후는 친구들과 몰려 다니며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초등학생 소년이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엄마가 있는데, 엄마는 청각장애인으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 어느 날 옷가게에 갔다가 주인과 점원이 청각장애인인 엄마를 무시하고 가격을 올려받는 것을 목격한다. 상처를 입은 소년은 친구들과 함께 옷가게 주인을 골탕 먹이기로 결심한다. 이것이 <높이 뛰기>의 대략적인 스토리다. 그러나 실제로 영화는 이러한 시간의 순서대로 흘러가지 않고 뒤바뀐 구성으로 전개된다. 이것은 애초의 설계라기보다는 촬영이 끝난 뒤 편집 단계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소년이 엄마가 입혀준 티를 벗고 다른 티로 갈아입는 행위라거나, 손님이 찾아올 때 벨소리 대신 불이 켜지는 장면의 디테일, 소년과 친구들이 결탁하여 옷가게로 향하는 행동의 진의는 한 번 보면서 곧바로 포착하기 힘들다. 이야기를 스트레이트하게 전달하는 대신 감독은 편집의 기준을 소년의 정서와 심상에 맞추었는데, 그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그로 인해 영화는,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그들이 겪게 되는 부조리한 상황을 고발하는 이미 익숙한 영화들로부터 한 발 더 나가, 청각장애인을 엄마로 둔 소년이 품은 그 조용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최소화된 대사와 은은한 풍광의 사운드. 거기에 마임과도 같은 인물들의 동작은 무성영화의 절제된 정취를 느끼게 한다. 강원도의 푸르른 여름 풍경을 배경으로 오누이처럼 즐거운 모자(母子)의 일상, 아이들의 귀여운 장난들이 겹쳐지면서 영화는 자끄 따띠의 <나의 아저씨>처럼 흐뭇한 미소를 만들어낸다.
장훈/서울독립영화제2014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