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세계여행

서울독립영화제2009 (제35회)

본선경쟁(단편)

이종필 | 2009|Fiction|Color|HD|25min

SYNOPSIS

말하지 않고도 대화가 가능한 너와 내가 이 시간을 떠나 달로 향한다.

DIRECTING INTENTION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FESTIVAL & AWARDS

2009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DIRECTOR
이종필

이종필

2004 < 월세계여행 >

2006 < 오바요조 >

2007 < 불을 지펴라 >

STAFF

연출 이종필
제작 제정주, 이종필
각본 이종필
촬영 장우영, 이종필
편집 신이수
조명 유경수, 이종필
미술 이종건, 이종필
음향 유호정
출연 김예리, 유형근

PROGRAM NOTE

우주선, 달... 2008년 12월17일 여행길에 나선 소년과 소녀. 그들은 아마도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를 가려는 모양이다. 시작부터 영화는, 이 이야기가 리얼리티의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음을 선언하고 있는 듯하다. 큰 가방을 들고 미지의 땅을 찾아 떠나는 그들의 모습은 디지털과 8mm필름이 융합된 영상 속에 신비롭게 담겨져 있고 독특한 음악은 이미지를 닮아 몽환적이다. 절제된 소년과 소녀의 대사. 대신에 그들의 눈빛, 표정, 몸짓은 흔들리는 카메라 워크 사이에서 예민하게 빛난다. 더불어 그들의 숨결을 정서적으로 길어 올리는 차가운 겨울공기의 앰비언스까지. 한편 탁 트여진 공간과 대비되는 블랙암전과 실내 씬은 그들의 여행에 또 다른 배경을 이루고 있다. 내레이션은 소년과 소녀에 사랑의 시작, 꿈을 나누는 순간, 조금씩 변해가는 감정을 속삭이듯 풀어내고 있다. 섬세한 관계의 균열, 그러나 소년과 소녀는 이를 극복하고 무사히 그들이 만든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로 출발한다. 전혀 새로운 미지의 시간과 공간을 찾기 위해서. 이들이 왜 달나라를 가려고 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다. 구태여 대답하자면, 일상의 권태에 대한 줄기찬 물음. 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무모하고도 서툰 실험과 실천이라고 답해두자. <달세계 여행>에서 중심을 이루고 있는 정서는 사랑 즉 멜로이다. 성장의 축복인 동시에 영혼의 내밀한 부분에 자리 잡고 있는 감정의 원형, 우리의 가슴과 머리를 가장 복잡하게 하는 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영화 속에 삽입된 멜리에스의 유명한 작품에서 여자가 남자를 비난하는 근거인 이기심은 종종 이 어려운 화두에 답이 되기도 한다. 전작 <불을 지펴라>에서 청년기의 도전과 방황을 탈북청년의 유머러스한 상황 속에 빗대었던 이종필 감독은, 당시 우리를 바다로 이끌었다. 그리고 <달세계 여행>은 우리를 더욱 멀고 낯선 이상향 달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판타스틱하고 황량한 달나라에서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시작. 소년과 소녀의 설레는 눈빛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그곳으로 말이다.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09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