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초록색 정물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단편)
김웅용 | 2013 | Experimental | Color | HD | 22min 29sec
SYNOPSIS
남자가 과거의 여자에게서 버림을 받고 다른 미래의 여자에게서 위안을 얻는다. 과거 속에서 얽혀 있는 그들이 각자의 기억을 이야기하며 다른 시간 속에서 만나고 헤어지길 반복한다.
DIRECTING INTENTION
영화를 보고 나서 그것을 떠올릴 때 이미지와 사운드가 분리되어 남게 된 인상을 바탕으로 작업하였다. 그것이 내 기억 속에서 더빙된 영화들처럼 보였다. 이 작업을 하며 오래된 영화들에서 인물의 회상 신으로 이루어진 대사를 가져와 새로 구성한 장면 위에 덧붙여 다른 구성의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회 비디오 릴레이 탄산
DIRECTOR

김웅용
2008 < Piece of heart >
STAFF
연출 김웅용
제작 전자기
각본 김웅용
촬영 최종운
편집 김웅용
미술 최종운
출연 최종운, 목선혜, 김소라
PROGRAM NOTE
자연박물관처럼 보이는 공간에서 연인처럼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이 대화, 어딘지 이상하다. 두 사람이 실제로 나누는 대화가 아니라 다른 음원을 가져다가 덮어씌운 듯한 느낌이다. 맞다, 이 목소리와 말투는 5~60년대 한국영화에서 들어 본 것이 아닌가. <두 개의 초록색 정물>은 현재의 화면 위에 과거의 사운드를 결합시킴으로써, 오히려 이미지와 사운드의 분리를 경험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영화다. 쓰러졌다 일어난 남자, 구멍을 몰래 쳐다보는 여자, 개복수술로 태어난 딸, 과거에 빚을 지고 사는 남자, 인간적이거나 감정적인 장면, 드디어 완성!, 스카이라운지에서 본 유령, 어딘지 시적인 느낌이 드는 이런 제목을 달고 있는 장면들에는 고전 한국영화에서 가져온 대사들이 덧씌워져 있다. 아니, 대사를 더빙했다기보다는 대사에 맞춰 연기를 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음원으로 쓰인 영화들은 유현목의 <김약국의 딸들>(1963), <막차로 온 손님들>(1967), 한형모의 <운명의 손>(1954), 김소동의 <돈>(1958), 김수용의 <어느 여배우의 고백>(1967), 권영순의 <표류도>(1960), 김기영의 <충녀>(1972)다. 한국 고전영화의 팬이라면 그 대사에 해당하는 장면들을 떠올리며 눈앞의 장면과 비교해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5~60년대 한국영화에 이토록 낯설고 급진적인 대사들이 있었던가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은아/서울독립영화제2013 프로그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