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특별초청 장편
박석영 | 2014 | Fiction | Color | DCP | 114min
SYNOPSIS
집이 없는 열여덟 은수와 열일곱 수향. 휴대폰을 훔쳐 판 돈으로 살아가는 두 아이는 갈 곳 없는 하담을 데리고 살기로 한다. 잘 곳을 찾던 아이들은 여자 삐끼의 유혹에 넘어가 ‘삼촌’이 운영하는 성매매 모텔에 감금당하게 된다.‘삼촌’의 똘마니 태성과 청각장애인 바울의 도움으로 모텔을 탈출하고 철거 지역의 빈집에 숨어 살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2013년 서울. 여름 새벽. 십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금요일 밤의 광기에 가득찬 홍대 놀이터에서 빈 맥주병을 땅바닥으로 던져 깨뜨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병 조각이 튈 때마다 취한 사람들은 광기어린 군중처럼 '우. 우'하며 흥분했고 어떤 외국인은 자기가 마시던 맥주병을 던져 달라고 여자아이에게 가져오기도 했다. 친절하게 그 병까지를 던져준 여자아이는 갑자기 아무일도 없던 것 처럼 내 앞에 앉아 있다가 사라졌다. 그날 이후 난 좀처럼 그 비현실적인 순간을 잊을 수 없었고. 그 소녀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추운 밤거리 모든 곳에서 그녀들을 만났다. 들꽃처럼 아스팔트를 깨고 피어난 그 꽃들.
FESTIVAL & AWARDS
2014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DIRECTOR

박석영
STAFF
연출 박석영
제작 배정민
각본 박석영
촬영 이성은
편집 이성은
조명 이성은
음악 김동기, 김대환(Team Made)
미술 전보성
출연 조수향, 권은수, 정하담, 강봉성, 이바울
PROGRAM NOTE
집을 나와 오갈 곳 없는 세명의 소녀가 누군가로부터 도망을 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녀들은 간절하게 쉴 곳을 찾지만, 그들을 반기는 것은 어른들의 탐욕스러운 손길들 뿐이다. 그녀들은 한쉬도 편히 쉬지 못하고, 매춘을 강요당하거나 부지불식간에 폭력에 노출된다. 그럼에도 그녀들은 아무도 보살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서로를 보듬고자 한다. 박석영 감독의 <들꽃>은 거리에 방치된 가출 소녀들의 모습에 깊숙히 카메라를 가져간다. 그녀들이 집을 나온 사연이나 사적인 감정 상태에 집착하기 보다는 위태롭고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인 소녀들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소녀들은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작은 희망의 끈을 놓치 않으려 한다. 작은 보금자리를 마련해 더 어린 소녀에게 공부도 시키고 함께 살아갈 꿈을 꾼다. 하지만 그것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어른들의 탐욕으로 인해 함께 보듬고 위로하던 그녀들이 서로를 배신하게 되는 상황을 보여주며,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되는 소녀들의 상황을 목도하게 만든다. 거리에 서성이는 소녀들의 불안한 마음처럼 시종일관 흔들리는 카메라는 그녀들의 행동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때문에 거칠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기엔 연민보다 위로가 녹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행복을 꿈꾸는 소녀들의 좌절할 수 밖에 없는 행동들이 마음 아프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4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