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두 개인 집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설수안 | 2025 | Documentary | Color | DCP | 74min (K, E)

TIME TABLE
11.28(금) 17:00-18:14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K, GV, 12
11.30(일) 11:00-12:14 CGV압구정(신관) 4관 E, K, GV, 12
12.2(화) 16:10-17:24 CGV압구정(본관) 3관 E, K, 12
SYNOPSIS

이웃에 살던 할머니의 상추씨가 도시의 화분에서 자라 대를 이루고 씨를 맺었다. 이를 바라보며, 그 씨를 준 할머니의 마당과 고양이, 발자국 소리, 그리고 마을의 장인으로서 주변 생명을 돌보던 할머니의 손이 떠오른다. 할머니의 자랑 어린 옛 이야기들은 집터에 아직 남은 바람에 묻히고, 당시 시작된 몸의 통증은 몸 이곳저곳의 얽힘과 세상의 많은 할머니들이 남긴 보이지 않는 파장을 상기시킨다.

DIRECTING INTENTION

특별한 사건의 주인공이 아니지만 공동체를 지탱해 온 사람들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이야기를 선형적이지 않은 형식으로 담아내려 했다.

FESTIVAL & AWARDS

2025 제17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대상

DIRECTOR
설수안

설수안

2007 불편한 식사
2017 공부차
2019 불편
2020 씨앗의 이름
2022 씨앗의 시간
2025 씨갑시

STAFF

연출 설수안
제작 설수안
촬영 이희섭
편집 설수안
음악 유지완, 김오키
출연 오세봉

PROGRAM NOTE

바닥에 흩어진 봉숭아 물이 든 손톱 조각들, 집 곳곳에 놓인 세간살이, 창살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건물, 마당을 나른하게 거니는 고양이, 건물 한 귀퉁이에서 자라는 식물, 시골길을 사이에 둔 너른 텃밭... <마당이 두 개인 집>에서 평온한 자연과 소박한 일상의 단면들은 사람의 손길이 맺힌, 여전히 그 손길 없이는 작동하지 않을 세계다. 오랜 노동이 새겨진 노인의 쇠락한 육신과 어느 날 감독의 몸에 찾아온 통증은 그러므로 이 다큐멘터리를 이루는 또 다른 축이다. 영화는 미감을 경계하는 앵글로 자연과 일상의 풍경을 담아낸 장면들을 하나의 방향이나 의미로 꿸 시도를 하지 않는다. 대신, 외화면에서 스며드는 선율과 리듬, 자연을 울리는 새소리와 바람소리, 토종 씨앗을 지켜 온 노인의 얼굴과 음성, 그를 상기하는 감독의 내레이션, 화면에 새겨지는 자막들이 이 풍경의 파편들과 반응해 아름답고 견고하게 피어나게 한다. 이 영화가 믿는 가치는 요컨대, 도심의 화분이 상기하는 시골 상추씨의 역사이고 오랜 시간 그 역사를 지켜 온 ‘살림 노동’의 궤적이며 그 궤적을 그대로 품은 사람의 정직한 육체성 같은 것이다. 그 힘은 오세봉과 설수안 같은 수많은 ‘씨앗애(愛)’들이 품고 확장해 온 연결의 감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2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