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본선경쟁(단편)

최영준 | 2006 | Fiction | 35mm | Color | 25min | SUBTITLE:KOREAN, ENGLISH

SYNOPSIS

기러기아빠인 현태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자살을 위해 바다로 떠난다. 같은 날 카센터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카카는 이유도 모른체 사장에 의해 바다로 향하게 된다. 현태,카카 이 둘은 서로 만나지는 못하지만 현태의 딸 미주를 통해 서로 소통하게 된다. 현태의 이야기는 저녁부터 아침으로 전개되고 카카의 이야기는 아침부터 저녁순서로 진행된다.
서로 달라 보이면서도 같은 아버지들의 크리스마스이브여행기.

DIRECTING INTENTION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이 항상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어려운 사람들이 오히려 열심히 살아간다. 그리고 모든 아버지들은 자기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살아간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죄는 없다. 자식에 대한 사랑만이 있을 뿐이다.
제 영화를 통해 한 순간이나마 아버지들이 짊어지고 있을 무게에 대해 생각을 할 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FESTIVAL & AWARDS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와이드앵글부문

DIRECTOR
최영준

최영준

2000 <그네>

STAFF

연출 최영준
제작 최영준
각본 최영준
촬영 유일승
편집 최영준
조명 유일승
미술 김중옥
음향 김상호, 박현철
출연 한상철, 알레한드로 페레즈

PROGRAM NOTE

우리에게도 이주노동의 역사가 있다. 시간을 조금만 뒤로
돌리면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불법체류자로서 이국땅에서 돈을 벌어오던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와 만나게
된다. 그렇게 이 영화는 현재 한국남자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 이 땅으로 건너온 동남아시아 이주노동자를
만나게 한다. 거기서 다시 이주노동자의 시간을 순차적으로 돌려 한국남자의 마지막 시간과 만나게 하는
것이다.

아내와 딸을 외국으로 보내고 한국에 홀로 남은 아버지는 결국 죽음을 택하는데, 그 빈 공간을 이주노동자가 채운다는 아이러니. 아마도 이것이 한국
땅을 매우 이국적으로 낯설게 촬영한 이유일 것이다.

코리안드림을 품고 한국에 온 그 이주노동자 카카는 과연 이 땅에서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이 영화는 그것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기하학적 그래프로써 설명하고 있는 듯하다. 바닷가 모래 위에 화살표처럼 그려진 두 발자국의 궤적을 통해서 말이다. 한국남자의
마지막 발자국의 시작점으로 이주노동자의 발자국이 도착하는 것이다. 어차피 소외된 노동을 하는 그들이라면
그 운명도 동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땅의 아버지는 죽었고, 그 죽음의 장소에서, 외국에 있는 한국의 딸과 외국에서 온 이주노동자가 전화통화를 영어로 나눈다.
이 묘한 아이러니는 현재 한국사회의, 혹은 동아시아 전체의 왜곡된 상황에 대한 은유이자
직설이다. 그들의 크리스마스는 전혀 메리하지(즐겁지) 않다.

이정수 / 서울독립영화제200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