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특별초청 단편

구지현 | 2016 | Fiction | Color | DCP | 25min 55sec

SYNOPSIS

미용실에서 어시스턴트로 일하는 지혜와 민경은 어린이 컷트를 하고 싶다. 하필 손님의 코트가 없어진다.

DIRECTING INTENTION

무언가를 뺏기기 싫다는 마음으로 찍었다.

FESTIVAL & AWARDS

2016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16 제15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2016 제12회 인천여성영화제
2016 제17회 대구단편영화제
2016 제10회 여성인권영화제

DIRECTOR
구지현

구지현

2014 <쉬는 시간>

2014 <좀도둑>
2016 <새들이>

STAFF

연출 구지현
제작 오세민
각본 구지현
촬영 정연욱
편집 정지윤
동시녹음 김민경
음향 개화만발 스튜디오
미술 김영민
출연 안은진, 임소라

PROGRAM NOTE

미용실 인턴인 ‘지혜’와 ‘민경’은 매일 아침, 가장 일찍 출근한다. 원장님, 실장님, 그밖에 다른 디자이너 선생님과 다르게 그녀들은 직함이 따로 없고 사복 대신 유니폼을 착용한다. 청소, 사물함 관리, 커피 심부름 등 종일 쉴 틈 없이 바쁘지만, 두 사람이 머리카락을 만질 수 있도록 허락된 유일한 시간은 손님들의 머리를 감겨줄 때뿐이다. 지혜와 민경은 아직 미용사가 아니라 미용사 ‘보조’다.
원장이 다음 ‘어린이 손님 컷트’를 이 두 사람 중 한 명에게 맡기겠다고 하면서 긴장이 시작된다. 기회의 주인공이 지혜인지 민경인지 결정하는 일은 실장에게로 넘어가고, 이로써 두 사람은 각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경쟁구도에 놓이고 동시에 실장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지혜는 더욱 그렇다. 민경은 실장의 보조이고, 때로 실장과 민경은 지혜의 눈에 미심쩍은 남녀 사이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지혜는 민경을, 실장과 민경을 불안하게 바라본다.
이런 와중에 미용실 손님의 값비싼 외투가 사라지면서 지혜와 민경의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카메라는 서두르는 법 없이 차분하고 묵직하게 지혜의 흔들림을 따라가며, 계급•성별•자본 등의 권력 내 하위에 속한 자들이 스스로를 지켜내기란, 제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으면서 타인에게도 상처주지 않기란 얼마나 어려운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지혜와 민경이 속한 세계는 재능과 노력뿐만 아니라 친분과 매력, 때로는 이중성까지 요구한다. 요구에 발맞추기 위한 그녀들의 고군분투는 반복된다. 오늘도 두 사람은 제일 먼저 미용실에 도착해서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담고 밤이 되면 제일 늦게 미용실을 나갈 것이다. 만져보지 못한 머리카락들로 가득 찬 쓰레기봉투를 들고서.

차한비/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