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김치
서울독립영화제2003 (제29회)
본선경쟁(단편)
강지이 | 2003│Drama│16mm│Color│19min
SYNOPSIS
꼼짝없이 싫은 사람과 하루가 묶여서 가기 싫은 곳에 가야 했고, 보기 싫은 것을 보아야 했고, 듣기 싫은 것을 들어야 했던 소녀. 하루가 끝나 갈 즈음 소녀는 숙성되지 않은 어른이 되어간다.
DIRECTING INTENTION
잘 들여다보면 내 속에 덜 자란 아이가 살고 있다. 내 아이는 상처도 잘 받고, 남에게 상처도 잘 준다. 나는 언제쯤 잘 익은 성숙한 어른이 되어 있을까? 김치는 저절로 맛있게 익어가지만 인간은 저절로 멋있게 익어가지 못한다. 그렇다고 김치가 부럽지는 않다. 김치는 익어 가는 존재의 특권인 고통의 맛을 모를 테니깐.
FESTIVAL & AWARDS
2003 제1회 서울기독교영화축제 경쟁부문
2003 제2회 미장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전’
2003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 단편영화 비평가 주간
DIRECTOR

강지이
STAFF
연출/각본 강지이
제작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프로듀서 김상현
촬영 김동영
편집 황수연
미술 이병준
음향 임서진
출연 박현정, 홍석연
PROGRAM NOTE
어디선가 전화를 받은 아버지는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갈 채비를 하고 있는 딸에게 조퇴를 명한다. 그리고 부지런히 어딘가로 향한다. 그곳은 어느 시체가 발견된 곳이다. 딸은 교복을 입은 채 누군지도 모르는 시체와 마주쳐야 한다. 아버지가 가출한 아내가 죽었을 거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싫어 떠난 여자가 살아 돌아오기보다는 차라리 주검으로 발견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딸 역시 아버지의 빗나간 사랑을 믿지 않는다. 이미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붕괴되어 버린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애써 화해를 시도하지 않는다. 오히려 거칠기만 한 아버지를 뛰어넘으려는 야심을 드러낸다. 자신을 때리는 아버지는 초라한 아이로 형상화되고, 딸은 그를 끌어안는다. 하지만 그에게 지고 싶지 않다. 미치지 않고 제대로 맛이 든 사람이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 몸부림만큼 매우 도발적이다. 조영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