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새로운 선택
강진엽 | 2016 | Fiction, Experimental | Color | DCP | 11min 11sec
SYNOPSIS
배낭을 짊어진 청년이 섬 이곳저곳을 누비며 사진을 찍는다. 이윽고 청년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텐트를 치고, 어둠이 내리자 저녁을 차린다.
DIRECTING INTENTION
너와 함께했던 추억으로 향한 나의 발걸음.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강진엽
2014 <청원휴가>
2015 <취중진담>
STAFF
연출 강진엽
제작 장종민
각본 강진엽
촬영 강진엽
편집 강진엽
출연 박찬진, 장종민
PROGRAM NOTE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가 울려 퍼지며, 여행길에 올라 설렘으로 가득한 두 남자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이내, 남자는 홀로 남아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형!’하고 부르던 그 날의 너를 떠올린다. 하지만 너는 곁에 없다. 남자는 커다란 짐을 지고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중간중간 작게 피어나는 꽃, 위에서 바라본 바다와 같은 풍경들을 즉석 사진기로 담아낸다. 그러는 사이 어둠은 짙게 내려앉고, 남자는 저녁상을 차린다. 남자의 반대편에 차려진 건 두 개의 양초 사이 미역국과 밥, 그리고 올라오면서 담은 사진들과 편지. 울컥,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훔쳐낸다. 너와 함께 보고 싶던 풍경들은 사진으로 대신 전하고, ‘생일 축하해’라는 말은 별에게로 향한다. 별이 되어버린 너와의 기억을, 또 떠올린다.
둘의 여행은 마지막 기억이 되었고, 남겨진 남자는 홀로 그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너와 함께 했던 많은 것들을 보면 생생하게 네가 떠오르는데, 그것은 네가 없다는 사실을 더욱 선명하게 할 뿐이다. <백패킹>은 죽음과 이별을 받아들이는 하나의 방식을 보여준다. 남겨진 남자는 그날의 기억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쉴 새 없이 찾아오는 너와의 기억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간다. 남겨진 남자의 ‘백패킹’은 어쩌면 그날로 돌아가는 발걸음이라기보다, 그날의 기억을 짊어지고 나아가야만 하는 남겨진 사람의 여정일 것이다.
음소정 / 서울독립영화제2016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