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기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특별단편
박준호 | 2017 | Fiction | Color | DCP | 14min 55sec (E)
SYNOPSIS
갑자기 닥친 변성기 때문에 합창단 솔로 파트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지승, 늙어가는 목소리와 싸우지만 속수무책이다.
DIRECTING INTENTION
성장은 공포일 수 있다. 성장은 과거를 상실하며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모두 겪는 성장, 노화의 공포를 변성기에 닥친 아이의 관점에서 풀어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7 제05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단편부문 우수상
2017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17 제19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17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7 제11회 대단한단편영화제
2017 제09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2017 제12회 파리한국영화제
DIRECTOR

박준호
2015 <가정법>
2016 <연희의 5교시>
STAFF
연출 박준호
제작 허제민
각본 박준호
촬영 한상길
편집 박주희
음악 김사무엘
미술 이정혜
출연 장대웅, 김주아
PROGRAM NOTE
동요의 세계에서 쫓겨났다. 아이가 어른이 되는 일은 당연한 일인데, 아이에게는 처음이어서 낯설고 망연하다. 지승은 어린이 합창단의 솔로이스트다. 어느 날부터 목소리가 전처럼 높은음에 닿지 못한다. 감기인가 싶어서 꼬박꼬박 약을 챙겨 먹는데도 아몬드가 걸린 듯 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맑은 목소리, 블록, 인형과의 이별이 예고 없이 다가온다. 소현도 어린이 합창단이다. 소현의 관심은 동요보다는 아이돌 음악에 있다. 아이의 몸으로는 아이돌이 될 수 없다. 어서 어른이 되어 오디션을 보고 싶다.
<변성기>는 2차 성징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를 지나고 있는 두 아이를 대비시킨다. 변성기를 시작으로 곳곳에 털이 자라고, 울대가 나오거나 멍울이 잡히는 변화는 누군가에게는 무한한 자유를 약속하는 어른에 가까워지는 일이겠지만, 또 다른 아이에게는 갑작스럽고, 두려운 일이 될 수 있다. 어린이 합창단은 미성을 가진 변성기 이전의 아이들이 중심이 된다. 변성기를 거치고 나면 맑고 높은 목소리는 한결 무겁고 탁한 목소리가 되어버린다. 지승은 지독한 감기가 낫지 않을까 두렵다.
소현은 얼른 동요의 세계에서 벗어나고 싶다. 가슴이 다 나오면 오라는 기획사 사장의 말을 듣고, 언니의 브래지어를 몰래 차고 다닌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사장의 말이 성희롱이었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어른이 되는 일이 그리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닌지 모른다. 엉뚱한 곳에 수북이 털이 생기는 일처럼 고민들이 불쑥불쑥 자라고, 매일 아침, 면도를 하거나 브래지어를 차듯 숨기는 일이 많아진다. 아이의 세계에서 어른의 세계로 편입하는 일은 무작정 축하받을 일보다는 격려해줘야 할 일에 가깝다. 어른으로 밀려나는 일이 아름다울 수만은 없다. 지승과 소현에게 건투를 빈다.
김민범 / 서울독립영화제2017 관객심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