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민이
서울독립영화제2010 (제36회)
본선경쟁(단편)
김방현 | 2010|Fiction|Color|HD|28min30sec | 관객상
SYNOPSIS
13살 소년의 달콤 쌉싸름한 첫사랑, 첫몽정, 성장담. 되는건 하나도 없고 세상에 홀로 버려진 것만 같은 어느날, 보민은 용기를 내어 연희를 불러낸다. 처음으로 연희와 단둘이 맞이하는 밤. 보민은 생일 선물로 연희에게 키스를 부탁하려 하는데 그 결과는...
DIRECTING INTENTION
13살 소년의 첫사랑과 성장통을 통해 생각해본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 90년 최루탄과 '별밤'이 공존하며 변화했던 그 시절 첫사랑을 맞이한 나와 친구들의 고백.
FESTIVAL & AWARDS
2010 제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10 제11회 대구단편영화제
DIRECTOR

김방현
STAFF
연출 김방현
제작 김영민
각본 김방현
촬영 임재수
편집 최희영
조명 이병성
미술 김소연
음향 김원
음악 권세영
출연 고태호, 주다영
PROGRAM NOTE
성장영화라고 불리는 수많은 영화들이 의외로 쉽게 빠지는 함정이 있다. 이를테면 아이를 주인공으로 전면화하는 것 같지만, 실은 그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이 주체가 되거나, 과거를 스크린에 불러오지만, 사실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추억할 만한 것으로 미화하거나 과장하는 것. 그런 점에서 <보민이>는 일단 그 함정을 피해간다. 90년대 초반, 중학생 보민이의 이야기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온전히 14살 소년에게 주어져 있다는 점에서, 달리말해, 소년이 바라보고, 좌절하고 깨닫는 세계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보게 된다. 이 소년은 또래보다 조숙하고 똑똑하지만, 또래보다 작고 연약하고 아이처럼 보인다. 그 간극에 소년의 슬픔이 있는데, 이를테면, 그는 진짜 남자-어른이 되고 싶다는 소망에 사로잡혀 있다. 짝사랑의 열병과 불타는 성적 호기심이 뒤섞이고, 아버지의 부재는 마초 남자-어른에 대한 선망으로 채워진다. 사내아이와 수컷 어른의 경계에서 이 소년을 지배할 법한 거의 모든 판타지와 두려움, 왠지 모를 서러움 등이 각양각색의 에피소드들 속에서 펼쳐진다. 이 귀여운 소년의 절실한 소망이 소년의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될 때, 아마도 거기에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성장의 한걸음이 있을 것이다. 소년이 선망하던 마초 남자 어른의 폭력성을 목격하며 실망하고(하지만 이걸 드러내기 위해 영화가 삽입한 폭력 장면, 이 남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은, 대강의 의도는 짐작하겠지만, 분명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짝사랑하던 소녀의 어깨에 기대 “내가 이상해지는 것 같다”며 흐느낄 때, 이 가여운 소년에게 한없는 연민이 생긴다. 그러나 여기서 영화의 방점은 좌절과 연민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소년 홀로, 스스로의 힘으로 환상을 깨고 어른들의 세상으로 헤쳐 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소년의 마지막 뒷모습이 따뜻하고 씩씩하다.
남다은 / 서울독립영화제201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