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지펴라

서울독립영화제2007 (제33회)

본선경쟁작(단편)

이종필 | 2007|Fiction|HD|Color|30min 2sec

SYNOPSIS

록음악 혹은 짐 모리슨을 동경하는 북한소년 리경록이 기타를 메고 대한민국에 오다.

DIRECTING INTENTION

언제부터였을까
막연히 무언가 모든 것이 두렵고 낯설어졌다
시간과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소년기를 관통했다
그 정답은 위대한 수령님도 모를 듯하다
떠나야 할 시간이 왔다
이제는 늙지 않고 영원히 성장해야 할 시간

FESTIVAL & AWARDS

2007 제1회 충무로국제영화제
2007 제5회 서울기독교영화제
2007 인디포럼
2007 제1회 신상옥청년영화제
2007 제26회 캐나다 밴쿠버국제영화제
2007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이종필

이종필

 

STAFF

연출 이종필
각본 이종필
제작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촬영 김현석
조명 김현석
작곡 주승훈
믹싱 표용수
녹음 임호경
미술 이종건
출연 유형근, 정영기, 로드 투 멤피스

PROGRAM NOTE

기타하나 달랑메고 탈북을 감행한 경록은 북경의 한국대사관을 거쳐 남한으로 들어온다. 탈북자교육원에서 목공일을 하던 경록은 오직 록음악을 하기 위해 한달도 되기전에 서울로 올라간다. 탈북동료는 경록에게 별이되라 하지만 탁월한 능력을 갖지 못한 그는 서울에서도 자신의 음악을 펼칠 공간을 찾지 못한다. 경록은 서울을 떠나 무작정 바다를 향해 걷는다.
영화 <도어즈>에 삽입된 짐모리슨의 시와 함께 시작하는 영화 <불을 지펴라>는 탈북청년 경록을 통해 보는 성장영화이면서 남한사회의 소수자영화이고, 동시대 수많은 아웃사이더들에게 보내는 절망과 희망의 편지다. <불을 지펴라>는 기타 코드만큼이나 다양한 각각의 영화속 코드를 마주보게 배치하여 경록을 둘러싼 현실과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려 한다. 북한을 탈출한 경록은 무한의 자유를 추구한 짐모리슨을 추종하고, 록음악을 하기 위해 탈북했지만 그는 기타를 잘 못친다. 바닷가에서 멋들어진 즉석연주를 함께 하며 경록에게 음악의 맛을 느끼게 해준 밴드는 해체직전의 록밴드고, 갈곳 없는 그가 잠시 앉은 백사장은 엉덩이 한짝도 붙일 수 없는 군사지역이다.
<불을 지펴라>의 영문제목은 도어즈의 동명곡인 “Light My Fire"이다. 록음악으로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남한으로 내려온 경록이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남한이야말로 진정 개인의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기 힘든 곳이지 않은가? 누구나 아는 이 사실을 그도 뒤늦게 알게 되었을테다. 그러나 <불을 지펴라>는 남한사회에서 누가 봐도 뻔히 짐작할법한 탈북청년의 고된 절망만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뻔한 절망보다 더 뻔한게 희망이라 하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아니던가. 뜬금없게 보일수도 있는 경록을 향한 기상천외한 영화속 하늘의 계시. 아마도 경록은 남한에서 록음악으로 성공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불은 계속 타리라 믿는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자신의 열정을 불태울 것이다. 어쨌든 이곳이 끝은 아니니까.
경ROCK씨! 부디 Light Your Fire!

박광수 / 서울독립영화제2007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