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크만 여성 노동자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해외초청: 응답하라 99%

아이작 아이시탄 | Canada | 2007 | Documentary | Color | DV | 88min

SYNOPSIS

전례 없는 자본 유출로 실직자가 된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에게 법원은 계속 일하고 싶으면 기업주가 진 빚을 떠맡으라는 판결을 내린다. 빚을 갚지 못할 경우 공장이 국가 재산이 되는 상황 속에서 브루크만의 여성 노동자들은 ‘자립적인 공장’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시도한다.

FESTIVAL & AWARDS

2008 선댄스영화제
2009 FIGRA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대상
2009 리스본다큐멘터리영화제
2009 빅무디영화제
2009 제14회 서울인권영화제

DIRECTOR
아이작 아이시탄

아이작 아이시탄

1977 < The September 2nd Resistance >

1991 < The Voodoo >
1993 < The Tree of Returning >
1997 < By Any Means Mecessary >
1999 < GANGS, Law on the Street >
2003 < Money >
2011 < Saint-Camille: The Die-Hards >
STAFF

감독 Isaac ISITAN
제작 Isaac ISITAN, Carole POLIQUIN
각본 Isaac ISITAN, Carole POLIQUIN
촬영 Tolga KUTLUAY, Isaac ISITAN
편집 Fernando LÓPEZ-ESCRIVA, Diego BRICEÑO-ORDUZ
음악 Roberto C. LÓPEZ
녹음 Isaac ISITAN, Günes-Hélène ISITAN
출연 Celia MARTINEZ, Matilde Josefina ADORNO, Delicia REGINI, Juan Carlos REGINI, Liliana TORALES, Nilda BUSTAMENTE

PROGRAM NOTE

주인 없는 공장, 또는 일하는 모두가 주인인 공장은 가능한가? <브루크만 여성 노동자>는 거대 기업과 금융 자본의 논리가 주도하는 현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문답을 담은 장편 다큐멘터리다. 2001년 12월 아르헨티나에 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가 닥치자 문을 닫는 공장들이 생겨났다.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스스로 고용과 생산의 터전을 마련해 먹고살기 위해 공장주들이 버리고 간 공장을 점거하고 재가동하면서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점거하라, 저항하라, 생산하라! 이른바 공장 점거, 공장 회생(재가동) 운동으로 알려진 노동자들의 공장 자주 관리 또는 자율 경영이 시작된 것이다. <브루크만 여성 노동자>는 타일 공장 제논과 더불어 아르헨티나의 공장 점거 및 노동자 자율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의복 공장, 여성들이 주도했던 브루크만 공장의 점거 투쟁을 다룬 작품이다. 그렇다면 ‘사장님’이 사라진 공장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근무 중에는 말도 할 수 없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대화와 음악이 있고, 단순노동만 하며 스스로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이들도 끈기 있게 일을 가르쳐 주는 동료에게 새로운 기술을 배우며 적성에 더 맞는 일을 찾는다. 공장 기계의 부품처럼 일했던 노동자들은 모두가 평등한 회의를 통해 공장을 운영하고 열심히 일한 수입을 똑같이 나누는 주인이 됐다. 이들의 점거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인정하지 않는 정부는 몇 차례의 퇴거 명령을 내리지만, 공권력이 동원될 때면 지역 공동체와 인권 및 정치 단체들의 지원을 받아 공장을 지켜내는 브루크만의 노동자들. 2003년 4월 철조망으로 공장을 봉쇄한 경찰에 맞서 8개월여의 눈물겨운 거리 농성을 벌인 이들은 법정 투쟁 끝에 마침내 브루크만 공장을 노동자들의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다. 노동자들의 자립과 연대를 현장에서 역동적으로 포착한 투쟁의 기록은 뚝심 있는 액티비스트 다큐멘터리의 모범을 보여 준다. 가정주부에서 브루크만의 노동자로, 공장을 운영하는 주체로, “배워라, 부엌에 묶인 여성이여” 하는 시와 트로츠키의 사상을 배우고 활동을 거듭하면서는 긴 싸움을 이끄는 운동가로 거듭나는 셀리아로 대변되는 여성들의 힘이 넘치는 한편,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 고용 불안과 상실감에 시달리는 이 시대의 수많은 이들에게 노동자의 존엄성과 주체적인 삶의 가능성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황혜림/서울독립영화제2012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