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온더비치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새로운 선택

정가영 | 2016 | Fiction | B&W | DCP | 99min 4sec

SYNOPSIS

어느 대낮, 전 남친 정훈의 집에 들이닥친 가영. 느닷없이 찾아와 그녀가 꺼낸 말은, “우리 자면 안돼?” 목적을 이루지 않고는 도저히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그녀는 끈질기게 정훈을 졸라대고, 정훈도 분위기에 휩쓸려 가는데... 이날, 가영은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을까?

DIRECTING INTENTION

사적이기 때문에 보편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Asia Premiere
2016 제11회 런던한국영화제

DIRECTOR
정가영

정가영

    

STAFF

연출 정가영
제작 정가영
각본 정가영
촬영 선종훈
동시녹음 최수용
조감독 김은선
출연 정가영, 김최용준, 이하윤

PROGRAM NOTE

 남자의 전화기에 뜨는 그녀의 이름은 ‘받지마’이다. 남자는 끈질기게 걸려오는 전화를 무시하고 그녀는 다짜고짜 남자의 집으로 들이닥친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집에 당당히 입성해 그의 여자친구를 질투하고 다른 남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늘어놓다 문득 같이 자자고 조르는 그녀.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처음은 아닌 듯 그런 여자를 대하는 남자의 모습 역시 자연스럽기만 하다, 극도로 미니멀화된 서사와 화면, 일상적인 공간과 술자리에서 나누는 남녀의 성적 농담과 진위를 알 수 없는 그저 그런 이야기들, 영화 속에 종종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이름처럼 정가영 감독의 장편 <비치온더비치>는 이른바 ‘홍상수 영화’의 자장 안에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제목에서부터 ‘해변의 여인’이 아닌 ‘해변의비치’인 것처럼, 영화는 감독 자신이 직접 연기한,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대담한 여주인공만큼이나 대담하고 능청스럽게 오랜 시간 공고히 쌓아온 ‘성’과 ‘성’에 관한 설정과 통념들을 여성 중심의 것으로 바꾸고 비틀어 놓는다. 이미 끝나버린, 하지만 좀처럼 끝나지 않는 관계. 그 속으로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와 새로운 시간과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그녀는 ‘여인’인 것인가 ‘비치’인 것인가.

모은영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