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하트애솔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특별초청 장편

이난 | 2014 | Fiction | Color | DCP | 100min 12sec

SYNOPSIS

세탁소 앞 골목길, 숫자를 세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진이. 진이와 마주친 정남은 몇 번이나 말을 걸지만 그녀는 항상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 날, 꽃 배달 서비스를 위장하여 몸 파는 일을 하는 진이가 포주에게 맞고 있는 모습을 본 정남이 그녀를 구해 준다. 며칠 뒤, 덩치들에게 맞고 쓰러진 정남을 발견한 진이는 그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DIRECTING INTENTION

기억의 끝이 기억의 첫 단추 구멍에 잠겨 있다면 지워진 기억을 다시 쓰는 행위로는 같은 기억을 만들지 못한다. 하지만 소멸된 기억은 전혀 다른 시간에 재현-재생되는 버릇이 있다. 머리가 꼬리를 물고 만들어낸 원형 안에 기억을 가속시켜 본다.

FESTIVAL & AWARDS

Premiere

DIRECTOR
이난

이난

1996 < swing diary >

2002 < 7am,slowly:opposite page >

2003 <기억의 환(幻)> 

2003 < Bitch & Asshole > 

2004 < amnesia 11518405 >

2010 <평범한 날들>

STAFF

연출 이난
제작 윤윤상회
각본 이난
촬영 이큰솔
편집 문인대 (KR STUDIO)
음악 박현준, 김정욱, 이한별
미술 이요한
출연 권현상, 박란, 한근섭

PROGRAM NOTE

거리의 여자는 꽃을 파는 대신 몸을 판다. 거리의 남자는 명품 대신 짝퉁을 판다. 그렇게 그들은 꿈을 잃은 채로 거리를 배회하고 젊음을 소비한다. 둘은 우연히 만나고 서로 한번씩 구해주지만 여자는 남자를 기억하지 못한다. <비치하트애솔>은 갈 곳 없고,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청춘 남녀들의 이야기이다. 땅에 발붙이지 못하고 허공에 떠서 불확실한 미래를 짊어지고 사는 청춘들의 질주. 영화제목이 표현하듯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들은 무언가를 찾아 질주하고 잠시나마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들어오는 문은 많은데 나가는 문은 없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그들이 빠져나갈 곳은 없다. 현재의 삶을 ‘리셋’하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지만 그것이 원하는대로 될리 없다. 이들은 왜 땅에 발붙이지 못할까? 또는 왜 그들은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수 없을 까? 그리고 여자는 왜 남자를 기억하지 못할까? 영화는 질문은 던지지만 쉽사리 답을 내놓지는 않는다. 오토바이와 보드를 타며 허세 넘치는 젊음을 과시하고, 우크렐레와 하모니카를 등장시켜 꿈과 낭만을 표현하지만 그들에게 남는 것은 공허함 뿐이다. 영화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청춘들의 공허한 현재를 청춘영화의 틀을 빌려 화려한 치장으로 보여주지만 그것 역시 공허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그들의 몸부림은 누군가에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고 영화는 이야기한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4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