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동전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단편경쟁

정승희 | 2004 | Animation | Beta | Color | 14min 42sec

SYNOPSIS

세 친구가 평화롭게 살고 있는 이랑족 마을에 어느 날 그림자 인간의 비행선이 착륙한다. 그림자 인간은 동전만 넣으면 무엇이든 척척 해주는 만능기계를 선물하고, 만능기계의 편리함에 푹 빠진 이랑족은 빛을 빨아들여 동전을 만들어 내는 동전펌프를 부지런히 돌린다. 동전펌프를 돌릴수록 이랑족 마을의 빛은 점점 사라지는데...

DIRECTING INTENTION

기계와 동전 때문에 사라지는 빛󰡑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유롭게 살기 위해 오히려 더욱 바쁘게 살아가야 하고, 삶의 토대인 자연환경마저 파괴하고 마는 현대인의 아이러니를 판타스틱한 배경과 캐릭터를 통해 풍자적으로 표현해보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제10회 홀랜드애니메이션영화제
제1회 서울환경영화제
레스페스트 2004
제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제5회 대구단편영화제

DIRECTOR
정승희

정승희

1998 <허기>
1998 <지금 이곳> (video, 3분)
        인디포럼98 공식상영작
1999 <잃어버린 우주> (beta, 6min)
        인디포럼99 공식상영작
2001 < Jungle > (35mm, 4분50초)
        제3회 전주국제영화제 애니메이션비엔날레 부문 (2002)
        제15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 상영 (2002)
        제34회 시체스 국제 영화제 Anima't a la Fresca부문 (2001, 스페인)
        SICAF2001-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 초청상영
        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판타스틱 단편걸작선 부문 (2001)
        인디포럼2001 공식상영작

STAFF

연 출 정승희
캐릭터 정승희
애니메이션 정승희
스토리 정승희, 권덕규
편 집 정승희, 양형석
사운드 구자환
작 곡 구자환

PROGRAM NOTE

어둠은 빛이 있이 있음으로 존재할 수 있다. 그렇게 빛은 어둠을 창조했다. 하지만 어둠은 그 빛을 파괴한다.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과 푸르른 하늘, 기름진 대지로 가득한 평화로운 마을에 어느 날 그림자 남자가 찾아온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가져온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계의 편리함에?점점 길들여져 간다. 하지만 그것은 대가를 요구하는 편리함이었다. 그림자 기계를 움직이기 위해 그들은 바로 자신들의 마을을 비추던 빛을 희생해야 했던 것이다. 회화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드로잉과 캐릭터 등 환상적이고 개성적인 스타일이 돋보이는 애니메이션 <빛과 동전>은 현대 문명이 제공하는 편리함에 매몰돼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임을 잃어버린 현대인에 대한 우화이다. 편리함의 대가로 사라지는 빛, 그 결과 생겨난 무채색의 풍경과 그림자는 자동화로 대표되는 현대 기계문명의 이면, 어둡고 모순된 단면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직접 땅을 일구던 마을 사람들이 기계의 편리함에 익숙해지고 그 편리함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을 파괴해 동전을 생산하는 영화 속 모습은 자급자족과 물물교환 중심의 농경사회에서 모든 것이 화폐가치로 치환되는 자본주의 사회로의 전이와 일치한다. 하늘의 빛을 빨아들여 만든 그림자 동전은 기계를 움직여 인간들을 편안하게 만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어왔던 것일까? 온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던 빛 대신 거짓조명을 갖게 되고 그것을 얻기 위해 싸움을 벌이다 결국 다른 이의 것을 빼앗기까지 하는 아둔한 인간들. 이렇듯 영화는 제목 그대로 자연을 상징하는 ‘빛’과 진보라는 미명하에 그 자연을 파괴하는 기계문명, 자본주의 문명을 상징하는 그림자 ‘동전’을 대비시켜 현대 물질문명을 비판하고 풍자한다.모은영 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