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동 더하기 33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본선 장편경쟁

조은 | 2020 | Documentary | Color | DCP | 123min 47sec (K) | 장편 최우수작품상

SYNOPSIS

한 다문화 가족이 반지하 셋방에 막 이삿짐을 풀었다. 이 다문화 가족 가장은 33년 전 서울의 가장 큰 달동네였던 사당동 판자촌 단칸방에 모여 살던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남동생과 여동생 등 다섯 식구 중 한 명이다. 이 다큐는 그 할머니 가족의 4대에 걸친 33년의 일상을 응시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 다큐는 ‘연출하지 않는 연출’이 기본적인 연출의도다. 연출자가 1986년 사당동 철거지에서 만난 정 할머니 가족 4대에 걸친 33년간의 기록이다. 당시 일곱 살, 열 살, 열두 살이었던 사당동 아이들은 2019년 현재 두 자녀 또는 세 자녀를 둔 중년의 부모다. 이 영화는 가난한 한 가족 4대에 대한 문화기술지적 다큐로 보이지만 연출자와 촬영자, 그리고 세대가 다른 가족들이 상호교차하면서 다중시선을 드러낸 실험적 다큐의 성격을 지닌다. 가난이 어떻게 되풀이되는가를 묻고 그 무게를 재현하는 방식을 고민하면서 가난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응시한다.

FESTIVAL & AWARDS

2020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2020 제21회 제주여성영화제
2020 제13회 서울노인영화제

DIRECTOR
조은

조은

2009 사당동 더하기 22

STAFF

연출 조은
제작 조은
촬영 김우연, 이다솜, 이예림, 박경태, 조원열, 구재모, 김만태
편집 이은수
음악 이기용
출연 정금선, 이수일, 이영주, 이은주, 이덕주

PROGRAM NOTE

강남이 지금의 강남이 되기 전인 1986년, 이 영화의 감독은 재개발을 위해 철거될 예정인 사당동에서 정금선 할머니의 가족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33년 뒤 <사당동 더하기 33>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만들어진다.
정금선 할머니의 가족사로 가득 찬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빈곤은 어디에서 오는가 혹은 빈곤의 책임은 누구의 것인가 등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면 이 영화를 보여 주는 것이 가장 현명할지도 모른다. ‘빈곤의 악순환’을 주제로 일만 자의 글자로 엮어 낸 책이 지구상에 일만 권이 있다 한들 이 영화 한 편과 그 무게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무게를 만들어 낸 힘은 영화가 담아낸 33년의 시간과 더불어 기록을 대하는, 정금선 할머니의 가족을 대하는 연출자의 태도에 있다.
기록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하고 되풀이해도 부족함이 없겠지만 그 자체로 훌륭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로서의 기록 또한 마찬가지일 텐데, 이 영화는 엄청난 아이디어 또는 기술적인 편집 없이 33년간의 기록을 펼쳐 놓는 것만으로도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 내고 전달해 내는 훌륭한 기록이자 훌륭한 영화이다. 이 작품이 가진 훌륭함은 기록을 대하는, 대상을 대하는 연출자가 가진 태도의 훌륭함에서 출발했으며, 카메라의 개입 혹은 극적인 상황 연출에 절대적으로 무관심한 연출의 훌륭함에서 빛을 발하고, 주인공들과 쌓은 신뢰의 바탕이기도 한 성실한 관계 맺기의 훌륭함에서 완성된다.

박광수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