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대, 이제 순댓국을 먹는가?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윤주영 | 2024 | Fiction | Color | DCP | 12min

TIME TABLE
12.1(월) 17:00-18:40 CGV압구정(신관) ART2관 GV, 12
12.2(화) 15:30-17:10 CGV압구정(신관) 4관 GV, 12
SYNOPSIS

전 남자친구 진호의 비공개 소설을 훔쳐 장편 영화 데뷔를 앞둔 민지. 어느 날 진호가 비공개 소설로 작가 등단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고 민지는 저작권 해결을 위해 2년 만에 그를 찾아간다.

DIRECTING INTENTION

창작자로서 가지는 저작권의 무게와 사랑이라는 감정이 충돌할 때, 인간이 얼마나 비겁해질 수 있는지 탐색하고자 했습니다. 두 인물의 재회는 용서와 사랑 그리고 씁쓸히 다가오는 죄책감의 표상이며 우리가 진정으로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5 제26회 대구단편영화제

DIRECTOR
윤주영

윤주영

2023 실종 선고 5년 차

STAFF

연출 윤주영
제작 김미예
각본 윤주영
촬영 서성미
편집 엄정현
조명 김민수
미술 전채영
음향 임경아
믹싱 황가원, 박지현
출연 김연교, 김진태, 윤형서

PROGRAM NOTE

한때는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던 진호와 민지는 이제 헤어진 사이다. 그런 민지가 오랜만에 진호를 찾아간다. 과거엔 함께 먹지 않던 순댓국집에서 둘은 마주한다. 두 사람은 오래된 기억과 달라진 현재 사이에 놓인다. 먹지 않던 음식을 주문할 만큼, 민지는 진호에게 어렵고도 간절한 이야기를 하려 하지만 진호의 태도는 묘하게 차분하고 멀다. 영화는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서 여전히 남아 있는 마음의 온도를 그린다. 한때 서로의 세계를 나눴던 두 사람은 이제 각자의 욕망과 후회, 그리고 미완의 문장을 품은 창작자가 되었다. 그들은 한때의 자신과 마주하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조용히 떠올린다. 짧은 만남이지만, 그 안에는 지난 시간의 무게와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이 담겨 있다. 영화는 그 조용한 순간들을 오래 바라보며 사람과 예술, 그리고 기억이 남기는 잔향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관객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는 대신, 그들의 침묵 속에서 오래 머물게 된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그 순댓국집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세진/ 서울독립영화제2025 로컬시네마 선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