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시네마 가는 길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오진우 | 2025 | Documentary, Experimental | Color+B/W | DCP | 63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11.29(토) 18:00-19:03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GV, 12
12.4(목) 12:20-13:23 CGV압구정(신관) 4관 E, GV, 12
SYNOPSIS

여기 영화를 보러 다니는 한 미친 남자가 있다. 오늘의 목적지는 정동에 위치한 서울아트시네마. 독립문을 지나기 전 산에 올라 저 멀리 서울아트시네마를 바라본다. 그는 과연 영화를 무사히 볼 수 있을까?

DIRECTING INTENTION

한 무명 영화평론가가 영화로 향하는 탈출 전략을 영화적으로 모색하는 에세이 영화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오진우

오진우

2022 영상자료원 가는 길
2025 Hong Sang-soo: Gravity and Grace

STAFF

연출 오진우
촬영 오진우
편집 오진우
출연 이현, 도현민

PROGRAM NOTE

나는 서울아트시네마 가는 길을 모른다. 이유는 다르겠지만 이 영화의 화자도 그렇다. 오진우 평론가/감독의 <서울아트시네마 가는 길>은 서울아트시네마라는 장소로 향하길 끝없이 주저한다. 이 영화는 제목과 달리 서울아트시네마를 아주 멀리서 겉돌고 있을 뿐이다. 서울아트시네마가 위치한 정동길이 내려다보이는 산길에서 찍힌 장면들, 감독이 고등학교 동기의 차를 타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장면들을 떠올려 보자. 이 영화는 제목과 달리 서울아트시네마에 당도하길 적극적으로 거부한다. 여러 차례 비평상에 당선되었던 감독의 경력은 영화의 내용에 녹아들어 있다. 그는 비평이나 리뷰를 청탁받았음에도 감독과의 만남에 초대받지 못한다. 그는 자신이 ‘기성’의 비평가들이 속한 리그에서 떨어진 것 같다는 감각을 영화 내내 전달한다. 고다르의 자막 스타일을 차용한 도입부의 단어들을 떠올려 보자. “게으름(lazy)”, “비순수(impure)”, “도둑질(theft)”. 연출자이자 화자인 이 평론가는 게으르며, 순수하지 않은 의도를 갖고 평론을 쓰고, 누군가의 스타일을 도둑질한다. 어쩌면 이것은 영화글쟁이의 왕도일지도 모른다. 게으른 하루 속에서 성실히 극장을 찾고, 나의 글이 어떤 식으로든 읽히길 바라며 쓰고, 스타일과 아이디어의 인용과 차용으로 채워지는 글. <서울아트시네마 가는 길>은 그러한 자책과 다짐 사이의 결과물이다.

박동수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