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35mm 단편영화 특별전
송일곤 | 1999 | Fiction | 35mm | Color | 18min
SYNOPSIS
초겨울 오후, 한 가족이 동반 자살을 하기 위해 바닷가 근처의 인적 드문 숲에 도착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는 언젠가 신문에 조그맣게 실렸던 한 젊은 사업가 가족의 동반자살에 관한 사건을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내가 그 기사를 읽었을 때 느꼈던 소름 끼치는 폭력성은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그 가장이 자살을 결심하기까지 겪었을 고통을 그저 지나치기에는 함께 죽은, 혹은 살해당한 아이의 존재가 너무나 거대했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동반자살이 갖고 있는 폭력성과 그 폭력이 전개되어가는 과정을 최대한 감정을 절제한 채 객관화하여 보여주고 싶다. 영화의 끝에 아이를 살려야 겠다는 나의 생각은 그나마 이 영화를 조금이나마 순화시켜주지만, 아이의 희생은 더욱 거대한 슬픔을 낳을 것이다.
FESTIVAL & AWARDS
제52회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 (프랑스)
제48회 멜버른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최우수 단편영화상 (호주)
제6회 바르셀로나국제독립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최우수 단편영화상 (스페인)
제7회 아스펜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미국)
제44회 MURPHY'S CORK 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 특별언급 (아일랜드)
신영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대종상영화제 단편영화상
제5회 팜스프링국제단편영화제 개막작 (미국)
제29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네덜란드)
탐페레국제단편영화제 (핀란드)
제14회 발렌시아국제영화제 (스페인)
제18회 밴쿠버국제영화제 (캐나다)
타이페이 Golden Lion 국제영화제 (타이완)
피아국제영화제 (일본)
상파울로국제영화제 (브라질)
제3회 릴아시안국제영화제 (캐나다)
제22회 포트랜드국제영화제 (미국)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
제6회 레젠베르크 국제단편영화제 (독일)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 (아르헨티나)
스웨덴 Uppsala 국제 단편 영화제 초청
제6회 드라마국제영화제 (그리스)
광주 비엔날레 (2000)
Salerno: Shadow line 국제영화제 (스페인)
팝콘국제영화제
몬트리올 판타지아국제영화제 (캐나다)
브리스베인국제영화제 (호주)
몬테카티니 국제단편영화제 (이탈리아)
프리부르국제영화제 (스위스)
DIRECTOR

송일곤
STAFF
연출 송일곤
제작 조수진
각본 송일곤
촬영 박선욱
편집 고영재
음악 박칼린
녹음 김동의
출연 최지연, 손병호
PROGRAM NOTE
1990년대 후반 한국사회는 IMF의 여파로 대량 해고와 실직, 부도로 인해 경제적 기반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자살과 범죄 등 여러 사회 문제로 커다란 몸살을 앓았다. 그 여파는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고, 당시의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를 그려낸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소풍>은 그런 사회적 배경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진 않지만, 한 가족의 우울한 '소풍'을 통해 암울했던 사회적 공기와 표정을 성공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아이를 안고 나지막이 노래를 부르는 엄마. 불안하고 굳은 표정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아빠. 벼랑 끝에 몰린 엄마와 아빠의 몸짓과 치밀하면서도 단호하게 자살을 준비하는 아빠의 움직임. 인적없는 솔밭에서 들리는 파도소리와 바람 소리 그리고 불안한 분위기를 가중시키는 비행기 소리는 잔혹하게 느껴지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아름답고 따사로운 햇살은 역설적이게도 영화의 비극적 분위기를 한층 가중시킨다. 송일곤 감독은 당시 유행처럼 번졌던 '동반 자살'이라는 말에 의문을 품으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아이의 생명에 초점을 맞춘다. 절제된 촬영과 군더더더기 없는 편집, 풍부한 음향효과와 훌륭한 연기 등 모든 부분이 잘 어우러지며 단편영화의 정점을 보여준 작품으로 평가될 만하다. 한국영화로는 처음 1999년 칸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한 <소풍>은 작품 그 자체로도 소중할 뿐 아니라, 한국 독립영화의 큰 선물이었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4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