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
서울독립영화제2004 (제30회)
단편경쟁
권성현 | 2004 | Fiction | 16mm | Color | 17min
SYNOPSIS
한 부랑자가 횟집 수족관 앞에 앉아 그 안의 물고기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부랑자가 수족관 앞에 와보니, 그 물고기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부랑자는 쓰레기 봉투를 뒤져 물고기의 시체를 찾아내고,
그만의 방식으로 장례를 치루어 준다.
DIRECTING INTENTION
도시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들의 막을 찢어,
그 속의 쓰레기를 꺼내어 보여주는 것 같은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제3회 미장센단편영화제
제3회 제주트멍영화제
제 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DIRECTOR

권성현
1997 <행복 사진관 문 열다> (16mm, 7분) 2000 <누워서 보세요> (DV, 23분) 2004 <폐> (35mm, 7분) |
STAFF
연 출/제작/각본/편집 권성현
녹 음 박미령
촬 영 이창재
음 향 심민영
음 악 장영규
출 연 홍성준, 이정주
PROGRAM NOTE
거리의 남자가 있다. 그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 주변에서 아니 도시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는 횟집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를 바라보는 것이 낙이다. 자신이 수족관의 물고기를 키우는 것처럼 물고기에게 먹이를 놓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물고기들은 산채로 회가 떠져서 누군가의 입 속으로 들어갈 운명을 타고났다. 마치 정신병자처럼 보이는 그의 행동은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시선은 사뭇 진지하며 애처로운 시선으로 죽어가는 물고기들을 바라본다. 그러나 물고기는 그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사람들의 입에서 싱싱한 횟감이 나오고 다시 물고기로 부활하는 리버스 장면은 물고기가 살아오기를 바라는 노숙자의 욕망이자 판타지이다. 욕망이 꿈틀거리는 화려한 도시에서 주변부의 끝으로 밀려난 한 노숙자가 보여주는 물고기에 대한 과도한 애정. 그리고 집요할 정도의 집착. 이것은 아름답기보다는 다소 끔찍하고 슬프게 묘사된다. 사람들의 입 속으로 들어간 무고한 물고기들의 영혼을 기리듯, 남자는 쓰레기 더미에서 생선의 시체들을 찾아내 거리의 쓰레기통에 화장을 해준다. 이것은 생선을 위한 진혼곡이며, 도시의 이면을 파헤치는 감독의 과도한 집착이다. 실험영화 스타일로 과묵하게 전개되는 영화적 집착은 우리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보다는 허망한 도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먹고 마시고 또 배설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것을 돌아볼 시간조차 갖지 못한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겨내면 그 흔적들은 우리에게 너무 가까이 있는 것들이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