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택배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본선 단편경쟁
김나연 | 2020 | Fiction | Color | DCP | 26min 14sec | 독립스타상-변중희
SYNOPSIS
지하철 택배원 신정숙(70세), 어느 날 범죄에 관련된 대포 통장을 운반하게 되고 정숙은 기록 일지를 불태워 증거 인멸을 하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초고령 사회에서 노후 파산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초고령 사회가 도래하고 안전한 노후는 어디에도 없다. OECD 국가 노인자살률, 빈곤율 1위인 대한민국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평범한 사람이 인생의 끝을 재앙으로 맞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FESTIVAL & AWARDS
2020 제19회 미쟝센단편영화제
2020 제18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2020 제13회 서울노인영화제
2020 제3회 MUFF인권영화제
DIRECTOR
김나연
2018 남풍이 불어 개이겠다
STAFF
연출 김나연
조연출 김남석
제작 임철수
각본 김나연
촬영 방재엽
사운드 최성규
편집 김나연
음악 라태형
미술 임여경, 최예린
출연 변중희
PROGRAM NOTE
경찰서에 노인들이 몰려 있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제목 그대로 지하철을 이용해 택배를 배달하는 노인의 일상을 보여 준다. 등산복 차림의 할머니와 등산복 차림의 할아버지가 지하철 벤치에 앉아 나누는 대화를 통해 여가가 아닌 노동의 복장으로 조끼의 쓰임새가 보인다. 무임으로 이동 가능하며 노약자석에 언제나 앉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버택배는 특별한 기술 교육이나 투자 없이 노인들이 바로 투입될 수 있는 두루두루 부담 없이 편안한 돈벌이 같다. 하지만 소일거리라는 말로 축소하기에는 매시간 감정노동과 육체노동을 동시에 하고 있음을 고단한 여정의 주인공 할머니를 통해 알게 된다.
할머니의 보폭과 호흡으로 영화는 잔잔히 흐르는 것 같지만, 배달하는 물품이 꽃바구니만이 아닐 수도 있음을 큰 액션 없이 적절한 사운드와 짧은 통화만으로 드러내고, 영화 속에는 긴장이 흐른다. 경찰서 취조를 받는 할머니의 태연한 얼굴과 영화 후반부 타오르는 불 앞에서 할머니의 얼굴은 특별히 매력적이다. 자리를 비워 드려야 하는, 늙고 보호가 필요하며 편안한 노후를 즐기시기만 했으면 하는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살아가는, 그래서 사기와 범죄와 위험에 둘러싸여 있지만 그것조차 스스로 감내하며 인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인간의 얼굴을 마주한 것은, 속 깊은 인터뷰를 본 것 같은 자극으로 다가온다. 주인공이 태극기 부대와 함께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타는 장면은 웃기면서도, 서글프고, 아찔한데 이 감정의 전제가 노인에 대한 편견이 아닌지 영화가 끝난 후 고령 노동자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원우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