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단편

김하나 | 2015 | Fiction | Color | HD | 36min 40sec

SYNOPSIS

홍매라는 여자가 있다. 홍매는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평범한 20대 여자다. 그녀의 아버지는 다리 한쪽이 없다. 아버지는 경제 활동을 할 수 없고, 외동딸인 그녀는 아버지의 다리 한쪽이 되어 인생을 산다.

DIRECTING INTENTION

겁이 난다. 사람들을 괴물로 만드는 현실이. 아버지를 모셔야 한다는 도리와 자기 인생을 찾아 떠나고 싶다는 강력한 욕망. 주인공 홍매의 자유가 곧 아버지의 죽음일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FESTIVAL & AWARDS

2015 제6회 부산평화영화제
2015 제20회 인디포럼
2015 제16회 장애인영화제

DIRECTOR
김하나

김하나

2011 <취한 배>

STAFF

연출 김하나
제작 홍승희
각본 김하나
촬영 황경현
편집 김윤애 김하나
조명 황경현
미술 안경미
출연 최연식 한지희 방은정

PROGRAM NOTE

한쪽 다리가 없는 홀아버지를 모시면서 공장에 다니는 평범한 20 여성 홍매. 남이 버린 쓰레기봉투에 자신의 쓰레기를 우겨 넣는 가난하고 절박한 여자 홍매는 아버지의 의족을 사기 위해 가정과 직장의 쳇바퀴 안에서 부던히도 애를 쓰며 살아간다.김하나 감독의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은 영화 속 등장하는 좁고 조밀한 홍매의 집을 바라보는 것만큼이나 갑갑한 심정이 들게 하는 영화다. 누구의 불행이 더 과하냐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가 힘이 든 세상에 오도카니 한 뼘을 딛고 서 있는 홍매. 한쪽 다리를 잃은 아버지의 대체가 되어야 하는 그녀에겐 조금의 일탈도 허락되지가 않는다. 직장에서는 불합리한 회사의 태도에 격분해 동료들이 노조를 만들자고 그녀를 설득하지만 세상을 향해 소리칠 기운도 남아 있지 않은 그녀에게 정의는 그저 분란을 만드는 장애물일 뿐이다. 사실 소박한 행복이나 의외의 행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삶에서 아버지에게 의족을 달아주는 행위는 그녀에겐 얼마간의 자유가 허락됨을 의미하는 일이기도 하다.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밤>은 서사가 또렷한 극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는 영화다. 극적 긴장감을 위해 서두르지 않는 영화적 표현들은 오히려 영화 속 캐릭터들의 먹먹한 심정과 막다른 상황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무엇보다 쉽사리 악역을 만들지 않으면서도 분노와 슬픔, 좌절 등의 복합적인 감정을 캐릭터들에게 부여한 연출과 연기가 눈에 띄는 작품이다.

진명현/서울독립영화제201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