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심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특별초청 단편
이성강 | 2014 | Animation | Color | DCP | 29min 4sec
SYNOPSIS
"어느 날 한 원숭이, 악심의 머릿속으로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
DIRECTING INTENTION
한동안 70년대 일본의 야쿠자 영화나, 알랭드롱이 전성기였던 시절의 프랑스 느와르 영화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 영화들 속에는 언제나 고독한 주인공이 있고, 그는 자신을 둘러싼 악연의 굴레와 싸우다가, 결국 스스로를 희생하며 막을 내린다. 범죄세계라는 압축된 영화적 공간은 어쩌면 인간사 세상사에 대한 시적 비유 같다고 느꼈고, 그런 감흥을 내 방식의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처음 생각난 단상은 “어느 날 한 원숭이의 머릿속으로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라는 문장이다. 원숭이의 세계에서 그럭저럭 적응하며 살아가던 악심에게 어느 날 우연히 춘자라는 소녀의 영혼이 들어오면서 균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균열은 악심을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몰아갈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됐다.
FESTIVAL & AWARDS
2014 제10회 인디애니페스트
DIRECTOR

이성강
1998 <덤불속의 재>
2001 <마리이야기>
2003 <오늘이>
2005 <살결>
2007 <천년여우 여우비>
2012 <저수지의 괴물>
STAFF
연출 이성강
PROGRAM NOTE
인간의 악령으로 가득차 있어 한번 들어가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원숭이 마을 숲속에 있는 악령의 동굴. 그 동굴에 악심이 들어갔었다는 소문이 원숭이들 사이에 돌기 시작한다. 악령의 동굴을 다녀온 악심이 죽지않고 살아남을 경우 거대한 힘이 생길 것을 우려한 원숭이 대장 볼로는 악심을 죽이려 하고, 동굴속에서 나온 이후 악심의 머릿속엔 춘자라는 소녀의 악령이 자리를 잡는다. 애니메이션 <악심>은 <마리이야기>와 <살결> 그리고 최근작 <저수지의 괴물>을 만든 이성강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는 두 개의 이야기, 그러니까 원숭이 대장 볼로에 의해 난파선에서 구조되어 간신히 목숨을 건진 후 악령의 동굴을 통해 또다른 세상을 경험한 악심의 이야기와 어른들의 계산속에 버려지고 죽임을 당한 채 외로움과 억울함이 사무친 소녀 춘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악심과 춘자의 이야기에 빠져들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한번 들어가면 육신과 정신을 무너뜨려 결국엔 죽게 만든다는 그 악령의 동굴과 그 동굴속 악령들의 정체를 마주보게 된다. 모든 것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그 동굴 너머엔 인간의 욕심으로 가득차 소녀 춘자를 죽게 만든 세상, 악심마저 죽이려들게 만드는 두려움과 공포를 전염시키는 세상, 다름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의 세상이 있다.
박광수/서울독립영화제2014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