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유정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새로운선택 장편

정해일 | 2024 | Fiction | Color | DCP | 101min (E)

TIME TABLE
11.30(토) 20:00-21:40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12
12.2(월) 14:20-16:00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GV, 12
12.4(수) 13:30-15:10 CGV압구정(신관) 4관 E, 12
SYNOPSIS

유정(박예영)은 동생 기정(이하은)이 고등학교 내 ‘영아 유기’ 사건의 당사자로 자백했다는 연락을 받는다. “너가 그런 게 맞아?” 수사가 시작되자 기정은 정작 입을 굳게 다물고, 유정은 기정의 침묵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한다. 이 모든 것이 진짜 동생이 벌인 일인지, 그렇다면 왜 그랬는지 이해해 보려 하지만, 자매 사이에 벌어져 있는 간극만큼이나 진실은 아득하게 멀어 유정의 손에 잡히지 않는다. “기정이 단 거 별로 안 좋아해요.” 한편 유정은 기정의 친구인 희진(김이경)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자신이 정작 동생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유정은 진실을 넘어 기정이 품은 진심을 마주하게 될까?

DIRECTING INTENTION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동생 기정을 구해 내는 과정 속에서 유정이라는 인물이 겪는 딜레마를 통해 언니 유정과 동생 기정이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나아가 유정이 겪는 희진과 수진의 관계 속에서 유정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책임을 다하는데, 그 모습을 보며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관객분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CGV상

DIRECTOR
정해일

정해일

2018 인사3팀의 캡슐커피
2022 더더더

STAFF

연출 정해일
제작 박선혜
프로듀서 강가미
각본 정해일
촬영 이성은
편집 최현숙
조명 박상욱
음악 박은지
미술 김진영
출연 박예영, 이하은, 김이경

PROGRAM NOTE

등장인물의 얼굴이 빛과 그림자로 둘러싸인 채 그 발화된 말과 무관하게 표정들을 부단하게 내보일 때,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그 인물의 분투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언니 유정>은 유정, 기정, 희진 세 인물의 얼굴로 우리를 사로잡는 영화이다. 간호사인 유정의 얼굴은 매끄럽게 반사되는 병원 로비 공간이나 어둑한 진료실이나 커튼 너머 빛이 쏟아지는 집 어디에서나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고 어떤 비난에도 스스로를 추스르고 해야 할 일을 하는 캐릭터 너머의 어떤 것을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기정은 공부를 잘하고 의대를 가고 싶어 했던 고3 학생인데 학교 화장실에서 사산을 하고 쓰레기통에 사산아를 버렸다. 기정은 그 행위자였다는 것을 고백하고 경찰서에 구금, 구속된 상태에서 그 행위의 과정에 대해 말하기를 거부한다. 영아 살해의 증거와 설명을 듣고자 하는 경찰 앞에 묵비권을 행사하는 기정이 단지 그날의 사건에 대해서만 말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일까. 이 영화가 그날에 대해 어떤 증거나 설명도 지연하는 동안, 때로 기정은 혈연과 법 앞에서 적절한 애도에 실패한 우울에 빠진 안티고네처럼 보이고 유정은 이스메네처럼 보이며, 그것을 지켜보는 우리는 그 어떤 설명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이 자매를 위해 모든 관용과 무조건적 이해를 총동원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박예영, 이하은, 김이경 배우 들의 얼굴로 재현된 유정, 기정, 희진의 시선에 눈을 맞추며 우리는 결코 거부할 수 없는 타인의 얼굴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김미영 / 서울독립영화제2024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