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사랑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새로운선택 단편

김서현 | 2020 | Fiction | Color | DCP | 14min 51sec (E)

SYNOPSIS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고등학생 여름이는 성에 관심이 많다. 남자 친구인 준수에게 한번 해 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직접 콘돔을 사기로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콘돔을 사는 일이 쉽지 않다.

DIRECTING INTENTION

여름이와 준수가 어설프더라도 건강하게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서현

김서현

2017 유리의 여름  

STAFF

연출 김서현
제작 박성수
각본 김서현
촬영 권태현
편집 김서현
조명 권태현
음악 오희준
미술 허다희
출연 강은지, 권순형

PROGRAM NOTE

“누나도 한번 해 보고 싶다. 야동에 나오는 거.” 여름의 대담한 제안을 계기로 고등학생 커플 여름과 준수는 슬금슬금 ‘한번 해 보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에너지 소모가 크다고 하니 체력도 길러야 하고, 난생처음 콘돔도 장만해야 하는데, 콘돔 구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요새 웬만하면 다 한다더니, 왜 콘돔은 구할 수가 없는 걸까. 편의점 직원은 학교에 이른다며 엄포를 놓고, 인터넷에선 연령 제한에 걸려 검색도 잘 안되는 상황. 남자 친구는 천진한 얼굴로 열심히 농구공을 튀기는데 여름은 콘돔 때문에 걱정이 늘어 간다. 김서현 감독의 <여름의 사랑>은 이처럼 풋풋하고 진지한 두 사람을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며 활기찬 응원을 건네는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영화가 눈길을 오래 두는 쪽은 물론 여름이다. 친구들과 함께 야동을 보며 몰입할 때의 자못 심각한 얼굴, 쑥스러워하며 슬며시 웃다가 금세 표정을 바꾸어 보여 주는 다부진 모습, 목표를 위해 돌진하는 용기와 대담함까지. 강은지 배우가 탁월하게 연기한 여름의 매력을 보고 있으면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여름의 사랑>은 그처럼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좀처럼 수면 위에서 논의되기 어려운 10대의 성이라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낸 귀엽고 즐거운 영화다. 그러면서도 여름이 처한 상황과 여름의 마음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태도를 갖췄다. 콘돔 때문에 벌어진 한밤의 소동이 지나고 영화가 끝나 갈 때쯤, 여전히 남아 있는 관문을 앞에 둔 여름과 준수를 기쁜 마음으로 응원하게 된다.

손시내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