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나가면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장편 쇼케이스

장병기 | 2024 | Fiction | Color | DCP | 115min (E)

TIME TABLE
12.1(일) 11:30-13:24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GV, G
12.3(화) 17:30-19:24 CGV압구정(본관) 3관 E, GV, G
SYNOPSIS

신도시 개발 계획이 있는 지방의 마을로 이사를 오는 ‘기준’의 가족. 새롭게 다닐 학교에서 전학 수속을 밟고 있는 사이, 기준의 새 운동화가 사라진다.

신발 도둑으로 의심을 받는 아이는 동네에서 유명한 결손가정의 형제들이다. 기준의 가족은 이 형제들이 신발 도둑이라는 의심이 들지만, 고작 신발 정도니까 모른 척 넘어가 준다.

DIRECTING INTENTION

사랑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란 어떤 모습일지 그려 보고 싶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24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2024 제9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2024 제15회 부산평화영화제
2024 제24회 전북독립영화제 대상(옹골진상)
2024 제26회 부산독립영화제

DIRECTOR
장병기

장병기

2017 맥북이면 다 되지요
2019 할머니의 외출
2021 미스터장

STAFF

연출 장병기
제작 박선혜
프로듀서 박재성
각본 장병기
촬영 추경엽
편집 최현숙
조명 추경엽
미술 최임
출연 이재준, 최현진, 최우록, 정준, 이호

PROGRAM NOTE

세대를 아우르는 재미있는 단편 작업을 해온 장병기의 첫 장편은, 좀 과장해서 말해 아득해진 머리를 부여잡게 만드는 작품이다. 외아들의 입시를 위해 시골행을 택한 모자의 실패담이면서 미시적으로 들여다본 세계를 통해 현실 사회를 논하는 작품으로 간략히 말할 수 있겠으나, 엔드 크레디트의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오토바이의 음향은 머릿속에서 밤새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화자이자 주인공의 이름보다 엄석대라는 악인이 더 기억에 남는 것처럼, <여름이 지나가면>의 주인공 초등학생 기준의 존재는 끝내 영문, 영준 형제의 그림자에 잡아먹히고 만다. 서울에서 전학 와 상황에 맞춰 변해 가는 기준이 평범한 우리의 얼굴인 반면, 형제는 속을 들여다보기가 두려운 그런 존재다. 얄팍한 기준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존재. 동네 사람들은 형제를 측은하게 바라보면서도 정작 자기 아이가 그들과 가깝게 지내는 건 원하지 않는다. 살아남으려고 용쓰는 야생동물 같은 형제와 비교할 때, 공기 좋은 언양읍은 약삭빠르고 자기 중심적인 본모습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거기에 잠시 몸담았던 기준 모자는 기분 나쁜 여름 한철을 보냈다고 여길 것이며, 오기 전에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럭저럭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형제는 시설을 떠난 뒤엔 어디로 갈까. 괴물을 상상했던 어리석은 나는 머리를 때려야 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더웠던 지난여름을 떠나보낸 것 이상으로 무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용철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