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 아래 있는 여자

한국독립단편영화제 (제27회)

프리드릭 토르 프리드릭슨 회고전

존 카사베츠 | 1974 | 드라마 | 35mm | C | 146min

SYNOPSIS

신경증을 앓고 있는 아내 메이블(지나 롤랜즈)과 시의 수도 공사원으로 일하는 그의 남편 닉(피터 포크)은 서로 다른 성격 때문에 불화를 겪는다. 닉은 자주 집을 비우고, 전업 주부인 메이블은 남편의 무관심한 행동 때문에 점점 신경증적인 행동을 보이며 이로 인해 둘의 관계는 점점 더 악화된다.
<영향아래의 여자>는 <얼굴>, <미니와 모스코빗츠>와 더불어 카사베츠의 ‘결혼 3부작’이라 불리는 영화중의 마지막 작품이며, <사랑의 행로 Love Stream>와 더불어 즉각적이고 격렬한 삶과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카사베츠의 대표작이다. 이 영화에서 존재의 공복감과 신경증, 그리고 삶의 긍정적인 힘은 메이블의 사랑에 대한 갈구로 표현되고 있다. 그녀의 강렬한 사랑의 감정이 비켜나가고 거부될 때, 종종 그녀의 신체는 상심에 빠지고 신경증적인 발작과 더불어 붕괴에 이른다. 카사베츠는 이러한 과정을 너무나도 예리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첫 부분, 메이블이 남편 닉을 기다리는 장면에서 그녀는 처음엔 오페라를 들으며 들뜬 기분으로 남편을 기다린다. 하지만 남편은 오지 않고 연락도 없다. 그녀는 이리저리 서성거리며 초조해하고,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신다. 닉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그녀는 이미 자신의 몸을 제어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 상태. 카사베츠는 이 장면에서 메이블의 신체의 변화를 그 어떤 자극적인 사건보다 더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스파게티를 먹은 장면 또한 오랫동안 보여지는데,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상의 진부한 대화와 몸짓들만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장면은 두 가지 세계, 즉 가정과 직장이라는 두 세계의 겹침과 충돌을 그려내며, 인간 내부의 정서를 창조하는 공간으로서의 가정과 가족이 거기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구가하게끔 하는 바깥 세계를 끌어당기고 고통을 야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카사베츠는 즉흥적인 연출을 선호한 감독이다. 그는 배우들의 연기를 거듭해 거기에서 적당한 표현을 발견하기를 원했고, 이 영화에서 지나 롤랜즈의 거의 퍼포먼스에 가까운 연기는 그런 즉흥 연출을 통해 만들어진 감정 표현의 가장 훌륭한 사례를 제공하고 있다. 이 영화는 또한 카사베츠의 ‘가족영화’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그의 친인척이 출연하고 있어 이채롭다. 우리에겐 ‘형사 콜롬보’로 잘 알려진 카사베츠의 절친한 친구 피터 포크가 주인공 닉으로, 그리고 카사베츠와 부인 지나 롤랜즈의 어머니(메이블의 어머니)와 카사베츠의 어머니(닉의 어머니)는 물론 현재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카사베츠의 아들 닉 카사베츠 또한 아들로 출연하고 있다. (김성욱, 영화평론가)

DIRECTOR

존 카사베츠

 

STA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