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마나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새로운 선택

현우민 | 2015 | Fiction | Color | DCP | 64min 38sec

SYNOPSIS

재일한국인 3세인 극작가 토모는 할머니의 죽음으로, 고향이지만 고향이지 않은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어째서 할머니가 60년 전에 일본으로 오게 되었는지 잘 모른다. 오하마나에 승선해 이동하던 도중 토모는 유미라는 한국여성을 만난다. 그는 서툰 한국어로 말을 건네고,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바다를 건넌 사람들이다.
나의 할머니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제주도에서 오사카로 떠나는 밀항선을 타고 1940년대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오셨다. 몇 년 전에 그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나는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 이동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오하마나호는 서울과 제주를 주3회 운항한 배였다. 내게 제주도가 할머니와 그 세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서울은 나의 세대, 혹은 현재이다. 그 둘을 연결하는 행위가 내게는 하나의 역사, 개인사를 더듬어 나가는 행위이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현우민

현우민

2010 < to-la-ga > 

2011 < NO PLACE LIKE HOMELAND >
2016 < 아키타 국어 전습서 >
2016 < 이동의 기억 >
STAFF

연출 현우민
제작 현우민, 시마모토 루이, 현동실
각본 현우민
편집 현우민
촬영 토다 요시히사 (JSC)
녹음 최지원
음향 야마모토 타카아키
음악 김일두
출연 아다치 토모미츠, 김일두, 김예나, 정서인

PROGRAM NOTE

1902년 12월 22일 미국행을 목적으로 제물포항을 출발했던 한국인들, 공식적인 세계 최초의 해외 난민으로 기록된 그들에 관한 짧은 설명이 담긴 문구가 영화의 문을 연다. 이윽고 한 남자가 이곳 저곳을 돌아다닌다. 그가 재일 한국인의 자손이라는 것을 아는 건 어렵지 않다. 그는 할머니의 기억을 찾아 이곳에 왔다고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을 통해 스스로 말한다. 그는 그 할머니의 역사를 생각하며 그녀의 고향인 제주도에 가보기 위해 인천에서 배를 탄다. 그 배의 이름이 ‘오하마나’다. 배 위에서 남자는 몇몇의 사람들을 만난다. 특히 외국에서 이제 막 고국으로 돌아온 한 젊은 여인을 만난다. 남자는 그녀에 대해 호기심을 보이고 여인은 조금 경계한다. 하지만 둘은 어색하지만 서서히 친구가 되어 간다. 두 사람은 같은 목적지에 내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각자의 사연을 지니고.
<오하마나>는 픽션과 다큐가 혼재된 영화다. 그 양자가 서로 엮이는 중심축은 남자가 선택한 여행의 행로다. 픽션과 다큐는 그 축 위에서 교차하며 일어난다. 예컨대 남자가 오하마나에 승선하면 이내 이 배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인터뷰가 삽입된다. 오하마나가 인천에서 제주도로 가는 동안 배 위에서는 몇 가지 풍경이 벌어지고 영화는 그것들을 그대로 담는다. 동시에 영화는 그 실제의 풍경들 사이사이에 극화된 인물들의 행동과 대화들을 상상하여 밀어 넣는다. 하지만 <오하마나>는 극과 다큐 사이의 충돌 혹은 접속이라는 자신의 미학에 관하여 과장하면서 소란 떨지 않는다. 실제의 오하마나 그리고 그 안에서의 가상의 이야기를 침착하게 배열하며 여행자의 명상적 리듬을 자아낸다. 그 리듬으로 역사의 흔적들을 몸으로 소급 체험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정한석 / 서울독립영화제201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