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가정음악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공리혜 | 2025 | Fiction | Color+B/W | DCP | 67min World Premiere
TIME TABLE
| 11.29(토) | 13:30-14:37 | CGV압구정(신관) ART1관 | GV, G |
| 12.1(월) | 13:00-14:07 |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 GV, G |
| 12.3(수) | 12:00-13:07 | CGV압구정(본관) 2관 | G |
SYNOPSIS
무기력한 마흔 중반, 문숙의 하루는 산더미 같은 빨래와 집안일로 시작부터 엉망이다. 10년 전, 영화감독을 꿈꾸던 영화학도였지만 예술은 멀고 현실은 늙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과감히 출산과 육아를 선택한다. 그러나 3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던 애착 육아는 끝이 없어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친정집에서 가져온 낡은 피아노가 거실 한가운데 놓인다. 딸의 뜻밖의 능력과 문숙의 오래된 꿈에 대해 다시 이야기해본다. 평범했던 오후는 따뜻한 음악으로 조금씩 색을 입는다.
DIRECTING INTENTION
이 영화를 ‘극영화’라고 표기했지만, 나조차도 갸우뚱하다. 이 작품은 지난 시간 동안 나에게 일어난 사소하지만 중요한 순간들의 모음이다. 누구나 핸드폰 속에 자신만의 빛나는 프레임과 스토리가 있기 마련이다. 경력 단절은 여성에게 고통스럽고, 예술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는 더 혹독하다. 나는 그 단절을 어떻게 뚫고 나와야 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저 매일의 루틴에 즐거울 만한 음악 한 구절을 읊조려봤다. 그리고 여전히, 100세 시대의 내 모습은 두렵고 불확실하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공리혜
2011 마마앤미미
2013 수제앨범
STAFF
연출 공리혜
제작 공리혜
각본 공리혜
촬영 공리혜
편집 공리혜
음악 공리혜
출연 공리혜, 신태이
PROGRAM NOTE
낯익은 라디오 방송의 여유로운 무드를 기대했다면, 오프닝부터 거친 화면 속에서 빨래와 씨름하는 중년 여성의 오후가 당혹스럽다. 실상을 보니, 연출자이자 화자인 주인공은 10여 년 전까지 영화감독이었다. 진로와 세대에 대한 정체성을 담은 <수제앨범>이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 초청되었으나, 이후 홀연 사라졌는데, 2025년 경력 단절의 벽을 뚫고 영화 <오후의 가정음악>으로 돌아온 것. 출산과 육아를 빨리 끝내고 예술 활동으로 복귀하기 위해 분투하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는, 음악 방송의 구성을 따라 흐르며 한 인간의 생애주기를 적나라하게 펼쳐 보인다. 이것은 영화이고 평범한 가정생활은 예술가의 카메라에 일단 채집된다. 그러나 생활의 재료들이 ‘예술’로 전복되는 것이 쉬울 리 없다. 육아의 오후반으로 넘어가며, 영화는 다시 피아노에 도전하며, 사실은 ‘영화’를 완성해 가는 감독 자신의 성장과 정체성 탐색에 집중한다. 영화는 과연 완성될 수 있을까? 영화의 안팎에서 이런 고민이 깊어질 즈음, 영화는 놀라운 활력을 만나는데, 그것은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는 감독의 ‘딸’ 덕분이다. 공리혜 감독의 치열한 예술 복귀는 결국 삐삐 캐릭터를 나란히 입은 ‘그녀들이’ 함께 이룬 성취일지도 모른다. ‘딸’의 능력이 궁금하시다면? 영화에서 직접 확신하기를 추천한다.
김동현 / 서울독립영화제2025 프로그램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