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숙모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본선 단편경쟁
김현정 | 2020 | Fiction | Color | DCP | 26min 13sec (E)
SYNOPSIS
임신 5개월 차 민경은 엄마와 함께 외삼촌의 첫 번째 제사에 참석한다.
DIRECTING INTENTION
여성으로서 경험하는 가족의 프레임
FESTIVAL & AWARDS
2020 제21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시네마 대상
2020 제20회 전북독립영화제
DIRECTOR

김현정
STAFF
연출 김현정
제작 권현준
각본 김현정, 장병기
촬영 전상진
편집 장병기
조명 전상진
미술 남가원, 정수연
출연 조민경, 이미정, 안민영
PROGRAM NOTE
가족마다 꼭 있다. 그 새끼 혹은 그년으로 때로는 그 이상의 상스러운 호칭으로 불렸던 사람들. 생각해 보면 대체로 외숙모였으며 이모부, 고모부였고 서방들과 며느리들이었다. 극 중 민경처럼 나도 그들의 대한 기억이 대체로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내가 기억하는 것들과 다른 소문과 풍문들이 뒤섞이면서 외설적이고 퇴폐적인 그래서 불온한 존재들이 되어 버렸다. 가족 대소사의 현장에 단골로 등장해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그들의 진짜 역할을 몰랐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라도 가족 공동체 혹은 공동체 속의 개인의 죄책감과 부채감을 덜어 내고, 그 불온한 존재들 덕분에 가족 공동체가 결속, 유지되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 과장된 거라고 부정할 수 있을까? 부끄럽고 답답하다. 차별적 폭력을 주도하는 이가 대체로 엄마이고 이모이며 고모이고 시누이와 올케이라는 것도, 모른 척 방관하고 밤이나 까고 앉아 있거나 담배나 피우러 나가는 비겁한 남자도, 임신한 자신의 딸과 사위도 그 폭력의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갈팡질팡하다 종내 침묵하고 마는 어머니도, 결코 남의 일 같지 않다. 외숙모의 등장을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지만 단순한 듯, 섬세하고 날카로운 숏들로 긴장감을 자아내는 주차장 장면은 순식간에 그녀(외숙모)와 그녀(어머니) 그리고 그녀(민경)의 흘러온 삶과 흘러갈 삶을 들춰 낸다. 우연일까, 민경의 외숙모처럼 나의 외숙모도 20년 만에 돌아오셨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불온한 상상 때문에 뵙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김중현 / 서울독립영화제2020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