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서울독립영화제2006 (제32회)

장편초청

김명준 | 2006 | Documentary | DV | Color | 134min

SYNOPSIS

해방이후 한반도로 건너오지 못한 재일조선인과 그 후손들은 조선학교를 ‘우리학교’라고 부른다. ‘혹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 총 학생수가 160명이 채 되지 않는 이 작은 학교는 홋카이도 전역에서 하나밖에 없는 조선학교이다. 2002년부터 나(김명준)는 이 학교의 선생님들 그리고 아이들과 3년동안 함께 생활할 수 있었다. 2004년 봄, 내가 처음으로 이 학교에 왔을 때 고급부 1학년이었던 아이들이 고급부 3학년이 되었다. 22명의 고급부 3학년. 나는 아이들의 마지막 1년을 기록하게 된다. 단 그들의 조국방문기간만을 제외하고.......

DIRECTING INTENTION

2002년 9월 나는 처음으로 일본 ‘혹가이도’의 조선학교를 만나게 되었다. 학교를 방문하는 며칠 동안 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조선학교의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자기들 끼리 축구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축구를 못하는 꼬마에게 동무들이 공을 패스하고 그 꼬마가 골인을 넣으면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아이들이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 선생님이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내가 여태껏 알고 있던 '학교'라는 곳과는 조금 거리가 먼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 후 부터 나는 우리가 '조총련학교'라고만 알고 있었던 '조선학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12년 동안의 민족교육을 마치고 졸업을 앞둔 고3들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1년 동안의 생활을 영상에 담아보기로 했다.

FESTIVAL & AWARDS

2006 제4회 서울기독영화제
2006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운파상
2006 제6회 인디다큐페스티벌 개막작

DIRECTOR
김명준

김명준

2003 <하나를
위하여
>

STAFF

연출 김명준
제작 고영재
각본 김명준, 박소현
촬영 김명준, 변재훈
편집 김명준, 박소현
조명 김명준
미술 김명준
음향 고영재
음악 이상훈

PROGRAM NOTE

과연 우리에게 영원한 모교가 있을까. 12년 동안 받은 제도 교육은 입시 정책에 휘둘리고 당연해야 할 인성 교육은 경험하기 힘들다. 제도 교육 틀에서 정상적인(?) 교과 과정을 배운 사람이라면 교사와 학생의 인간적 교류가 얼마나 힘든지 불행하게도 너무 쉽게 동의한다. <우리 학교>에는 선생님이 졸업하는 학생들이게 우리 학교를 여러분의 영원한 모교라고 한다. 그리고 학생들은 헤어짐을 진심으로 슬퍼한다. 아이들은 학교를 가슴으로 다녔고, 선생님은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했다. <우리 학교>가 관객의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이 영화가 훗카이도의 조선학교를 다루면서 통일에 대한, 제일조선인에 대한 얘기를 한 것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조선학교의 사람들에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 무거울 수 있고, 극단으로 민감할 수 있는 논점이 논란을 일으키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한다. 거대한 쟁점에 치우쳐서 그 속에 있는 사람이 소외되는 무심함을 이 영화는 뛰어넘고 있다.

<우리 학교>는 다큐멘터리다. 그리고 막연하게 편견을 가지고 보는 제일 조선인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지만 어떤 극영화보다 감성적이고 우리가 그동안 외면한 가슴으로 하는 교육이 무엇인지,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어울려 관계를 맺는지를 해맑게 웃는 동무들의 얼굴로 보여준다.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동무와 모교라는 말이 소중하게 다시 다가오는 영화이며 남과 북이라는 이념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고민을 던져주는 영화이다.

함주리 / 서울독립영화제2006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