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서울독립영화제2015 (제41회)

본선경쟁 단편

박보람 | 2015 | Animation | Color + B&W | HD | 9min 30sec

SYNOPSIS

어느날, 개인들의 세상에 우박이 내렸다. 그리고 모든 것이 바뀌게 되었다.

DIRECTING INTENTION

넓은 세상에서 각자의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에 대해서 고민을 하다가 문득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고민이 스쳤습니다. 혼자서 뭐든 하는 것에 익숙하고 혼자 지내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어 오히려 다른 사람과 함께 뭔가 한단 것에 불편함이 컸던 시기가 길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도 혼자 살아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점점 더 개인들의 세상이 커지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시작으로 개인들의 세상에 대한 세계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문득 그 세상에서 살아가는 개인들의 매우 제한적인 삶에 대한 고민이 다시 시작되었고 그때부터 사회 속의 작은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공동체에 대해 알아가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함께 이 세계를 살고 있다는 위로와 안정을 나누며 공동체 속에서 나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고 그렇게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FESTIVAL & AWARDS

2015 제11회 인디애니페스트
2015 제9회 대단한단편영화제

DIRECTOR
박보람

박보람

STAFF

연출 박보람
제작 박보람
각본 박보람
촬영 박보람
편집 박보람
음악 징글 펑스 사일런트 파트너

PROGRAM NOTE

알람이 울리고 날이 밝으면 여자는 집을 나와 직선의 거리를 걸어, 직선으로 늘어진 열차를 타고, 직선으로 구획되어진 일터로 향한다. 타자 소리, 엘리베이터 소리, 알람 소리와 같은 인위적 사운드만 존재하는 무미건조한 일상 속 여자와 사람들. 이들은 회색의 도시에서 어제도, 그제도 혹은 아주 오래전부터 오늘과 다름없는 하루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박이 내리고 도시를 감싸고 있던 하늘(천장)에 균열이 생긴다. 애니메이션 <우박>은 안정화된 시스템 가운데 파편화된 개인들의 모습을 간결한 그림과 정제된 사운드를 통해 효과적으로 그리고 있다. 교차점 없이 직선으로 구성되어진 개별적 공간에 위치한 사람들, 함께 있어도 마주 바라본 적 없는 이들에게 회색의 일상과 정돈된 이 도시는 무료하더라도 순응할 수밖에 없는 안전한 곳이다. 하지만 안전한 곳이라 믿었던 곳에 발생한 균열과 떨어지는 비와 낯선 소리 사이에서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혼란을 마주한 이들을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이 혼란이 진정 안정을 위협하는 것인지 혹은 안정이란 시스템에 갇혀 우리가 외면해 오던 것은 없는지, 그리고 너와 나는 각각일 수밖에 없는지. 금기된 무언가가 깨어질 때 그리고 그것을 행하는 이들과 함께할 때 느끼게 되는 울림. 영화가 엔딩으로 나아갈 때 그 울림은 우리 곁에 도착한다. 

이지연/서울독립영화제201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