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랑 뜨레이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특별초청2
김태일 | 2012 | Documentary | Color | HD | 80min
SYNOPSIS
뜨레이는 아내 슬리와 함께 부모님을 모시며 다섯 아이와 살고 있다. 온 가족이 매달려 벼 수확을 하지만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수확량은 자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쌀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덤롱(카사바)를 심었지만 이상 기온으로 수확된 덤롱은 썩어 가고 급기야 가격까지 폭락하게 된다. 고된 노동을 해도 자급자족의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된 현실에 의문을 품어 보지만 방법을 찾지 못한다. 부농족의 땅이었던 몬둘끼리가 보이지 않는 외지인들에게 팔려 나가고 자신들의 삶터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이지만 벼농사는 절대 포기하지 못한다는 슬리는 올해도 새롭게 벼농사 일을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몬둘끼리는 베트남 국경과 맞닿아 있는 밀림 지대이다. 과거 전쟁과 내전의 아픔이 있었다면 현재는 보이지 않는 자본에 의해 그들의 삶이 흔들리고 있다. 독립적이고 자존심 강한 부농족 사람들이 경제적 가치 앞에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로 듣고 싶었다. 전통 옷을 입고 전통 춤을 추는 소수 민족의 이미지를 벗어나 그들의 삶과 지혜, 한 번도 겪지 못했던 전통적 가치의 흔들림을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한 가족을 통해 담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2012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 특별언급
DIRECTOR

김태일
1993 <원진별곡>
STAFF
연출 김태일
제작 상구네
촬영보조 김상구
조연출 주로미
출연 문둘끼리 부농족 뜨레이네
PROGRAM NOTE
<웰랑 뜨레이>는 <오월愛>에 이어 ‘민중의 세계사’ 두 번째 프로젝트로 기획되었다. 김태일 감독과 아내 주로미, 상구와 송이. 네 가족들(상구네)은 모두 영화의 스태프가 되어 캄보디아 민중을 찍기 위해 캄보디아의 오지 몬둘끼리로 떠난다. 그러나 영화는 예상과 다르게 전쟁의 고통으로 얼룩진 캄보디아의 역사를 토대로 하지 않는다. ‘상구네’는 무모할 정도로 대책 없이 언어도 통하지 않고, 생활문화도 낯선 곳에서 영화의 주인공을 찾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부농족’ 뜨레이 가족을 만난다. 그들을 찍으면서도 뜨레이 가족이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상구네. 이것은 거대한 우연일까? 뜨레이 가족은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이 있지만 친절하게 상구네를 대하고, 상구네 역시 육체적인 고통을 감내하면서 뜨레이 가족과 서서히 가까워진다. 농사일을 하는 뜨레이 가족을 돕고 낯선 문화를 체득해 가면서 <체험 삶의 현장>의 한 장면처럼 이질적인 두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지만 묵묵히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면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9명의 뜨레이 가족들. 영화는 캄보디아의 역사 속에 한 가족을 위치 짓지 않고, 그들의 현재적 삶 속에서 캄보디아의 역사와 현재를 조망한다. 두 가족은 정말 우연하게 조우했지만,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로 만나 마음을 터놓을 수 있게 됐다. 외지인들에게 팔려 나가는 부땅 마을의 토지.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자급자족조차 할 수 없는 현실.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들여다보는 캄보디아 민중들의 삶. <웰랑 뜨레이>는 그렇게 삶의 모습 속에 한편으로는 전통의 삶을 고수하며 땀 흘리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한편으로는 그들의 노동과 문화가 무색하게 변해 가는 제3세계의 현실을 보여 준다. 상구네의 고된 체험을 통해 그 현실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점 또한 중요하게 느껴진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2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