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계약 : 파주, 책, 도시

서울독립영화제2020 (제46회)

장편 쇼케이스

김종신,정다운 | 2020 | Documentary | Color | DCP | 100min 30sec (E)

SYNOPSIS

과거, 출판이 탄압받던 시절에 책을 위한 도시를 꿈꿨던 이들이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건축을 찾고자 했던 건축가들이 이들의 꿈에 동참하면서, 파주라는 군사 접경 지역 버려진 늪지에 세계 유일 책을 위한 생태도시를 조성한다. ‘위대한 계약’이라 불렸던, 30년에 걸친 과정과 평화통일을 꿈꾸는 미래의 책과 문화 도시 이야기.

DIRECTING INTENTION

현대사회에서 이상적인 ‘도시’는 무엇일까?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파주출판도시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의미와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최초로 민간이 주도하여 30년 전 싹을 틔웠던 파주출판도시. 더 좋은 책을 만들고자 하는 출판인들의 꿈과 더 나은 도시를 만들고자 했던 건축가들의 희망이 만나 만들어진 파주출판도시는 우리에게 어떤 도시인가? 자본의 논리가 아닌 공동성의 가치로 출판인들과 건축가들이 함께 만들어 온 도시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찾아가 보고자 했다.

FESTIVAL & AWARDS

2020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예술공헌상
2020 제12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2020 제3회 파주건축문화제 건축영화 상영전

DIRECTOR
김종신

김종신

2016 한국 현대 건축의 오늘
2019 이타미 준의 바다

정다운

정다운

2016 한국 현대 건축의 오늘
2019 이타미 준의 바다

STAFF

연출 김종신, 정다운
제작 이성환
각본 정다운
촬영 오정옥, 유홍재, 김경호
편집 유지수, 정다운
사운드 장준구 (루크사운드 12:3)
그래픽 디자인 노성일
CG 김민국, 채재강 (수상한 움직임)
출연 이기웅, 이건복, 김언호, 이은, 승효상, 민현식, 김영준

PROGRAM NOTE

건축은 인공적인 행위이다. 아무것도 없는 길 위에, 맨땅 위에 무언가를 지어 올리는 일이다. 한국 사회에서 건축은 부동산과 거의 동의어로 사용되어 왔고, 부동산은 축재의 수단이자 과시의 수단이었다. 그런데 이익 실현 수단으로서의 건축에 내재된 욕망을 지양하고 자연과 환경,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공동체, 생태, 문화 도시를 만들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무모한 이상에 힘입어 거대한 습지 위에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도시 건설 실험이 이루어졌고, 출판이라는 단일 업종을 위한 국가산업단지가 탄생했다. 바로 파주출판도시 이야기다.
파주출판도시는 1980년대 후반 출판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과 시대정신을 고민하면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에서 출판인들은 도시와 인간,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를 상상했고, 그들의 꿈을 국내외 유수의 건축가들과 공유했다. 그것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라 가치의 창조였다. 영화의 제목인 ‘위대한 계약’은 출판인들과 건축가들이 맺은 계약서이자 그들이 공유한 이상에 대한 일종의 선언문이다. 영화는 ‘위대한 계약’이 결코 과장된 수사가 아니었음을 보여 준다. 전작 <이타미 준의 바다>에서 “자연과 시간의 결이 깃든 건축을 선물”했던 건축가의 이야기를 제시했던 정다운, 김종신 감독은 이 영화에서 다시 한 번 전작의 문제의식을 풀어 간다. 그들의 성실한 카메라를 통해 유기체처럼 여전히 변화 중인 파주출판도시의 30년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난다.

맹수진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