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기의 끝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35mm 단편영화 특별전

김재원 | 2006|Fiction|35mm|Color|28min

SYNOPSIS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 종필은 포르노를 찍겠다는 친구 원식을 따라 인천 월미도에 가게 된다.

DIRECTING INTENTION

누구든지 학창시절만큼은 대부분 마음 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겁 없고, 무모하고, 뭐든지 서툴렀던 시기지만 머리보다는 가슴이 이끄는 대로 갔고, 지금은 냉기로 가득 찬 가슴은 그 당시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르게 항상 들끓고 있었다. 학창시절을 배경으로 한 성장영화의 매력은 그런 것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두 주인공이 겪는 1박2일 동안의 여행은 겉보기에 무모하고, 서투르고,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학창시절의 순수함이란 이렇듯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

FESTIVAL & AWARDS

2006 제32회 서울독립영화제

DIRECTOR

김재원

2004 <인생역전>

2009 <닿을 수 없는 곳>

STAFF

연출 김재원
제작 홍이연정
각본 김재원
촬영 이태윤
편집 김재원
조명 이태윤
음향 디제시스
미술 한소영
출연 정영기, 이종필, 홍하영, 오호진

PROGRAM NOTE

고3인 종필은 대학 진학을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그러던 중 영기에게 포르노를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월미도에서 일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여자를 꼬셔서 자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세운 것이다. 둘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인천으로 간다. 밥먹을 돈도 없는 그들은 초등학생의 돈을 빼앗는데는 성공하지만, 도리어 자신들의 오토바이를 빼앗긴다. 우울하지만 어쨌든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는 그들. 김재원 감독의 <유년기의 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직전 대학을 갈 것인지, 사회에 진출할 것인지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치기어림과 무모함을 그려내고 있다.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지만 어른도 아니고, 놀이기구를 탈 만큼 애도 아닌 애매한 위치인 나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시점이지만 쉽게 결정짓지 못하고 호기심과 호기로 가득찬 그들은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나쁜 짓이라는 것을 아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큰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학생이며 청소년이라는 신분. 그 사회적 위치를 벗어날 수 없는 학창 시절 마지막의 우울한 자화상을 군더더기 없는 안정된 카메라와 뚝심있는 연출로 담아낸다. 영화에는 지금 활발히 활동하는 배우와 감독들의 얼굴과 이름이 빼곡이 채워져 있다. 16mm로 촬영하고 35mm로 블로우 업한 작품으로 기술적인 완성도 역시 뛰어나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4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