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기간

서울독립영화제2014 (제40회)

특별초청 장편

김경묵, 기진 | 2014 | Documentary | Color | HD | 61min

SYNOPSIS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전국의 성매매 집결지는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영등포 지역 역시 신세계백화점과 타임스퀘어가 들어선 이후 도시 정화란 명목 하에 폐쇄 위기에 처했다. 이에 성매매 여성들은 ‘생존권 보장’과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지금까지 성매매 여성과 집창촌에 대한 이해는 관찰 주체의 의지에 따라 이루어진 경향이 강했다. 없어져야 할 존재이자 공간이라는 것, 그것이 관찰 주체의 시선이었고 그러한 의지 하에 논의되어 왔던 것이다. <유예기간>은 스스로를 피해자가 아닌 '성노동자'로 인정해줄 것은 요구하기 시작한 여성 당사자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의 삶과 노동을 드러내고자 주력했다.

FESTIVAL & AWARDS

2014 제6회 DMZ국제다큐영화제

DIRECTOR
김경묵, 기진

김경묵, 기진

김경묵

2004 <나와 인형놀이>

2005 <얼굴없는 것들>

2008 <청계천의 개> 

2009 <섹스리스>

2011 <줄탁동시> 

2014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기진

2007 <스피치 메모리>

 

STAFF

연출 김경묵, 기진
제작 김경묵, 기진
각본 김경묵, 기진
촬영 기진
편집 김경묵, 기진
음악 제프 스나이더
출연 영등포 여성 성노동자들

PROGRAM NOTE

2011년, 영등포 성매매집결지가 강제철거 상황을 놓이게 되고, ‘성노동자들’이 ‘생존권’ 을 주장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인다. <유예기간>은 이 성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이라는 낯선 사건에 대한 영화적 응답 중의 하나다. 영화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투쟁의 격렬함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격렬한 투쟁 모습 아래에 있는 그녀들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것이라고, 낮고 조용하게 말하고 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그녀들은 오랜 침묵을 깨고나와 이미 많은 말들을 해왔다. 하지만 우리사 회에서 아직 그녀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려본 적조차 없다. 그녀들은 7년 동안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요청해왔지만, 이 사회의 그 누구도(심지어, 그녀들을 위해 일한 다고 하는 ‘여성부’와 ‘여성단체’조차도) 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그녀들은 강제 폐쇄 및 철거에 맞서 함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2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요청하고 있다. 아마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숙제 중의 하나인 ‘성매매/성노동’의 문제의 대안을 찾는 데 있어서, ‘2년’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일 것이다. 대안 찾기는 그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녀들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있기 위해서는 2년 이상의 오랜 ‘유예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 이것이 영화 <유예기간>이 궁극 적으로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변성찬/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