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살구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장편 쇼케이스

장만민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22min (E)

TIME TABLE
11.29(금) 19:00-21:01 CGV압구정(신관) ART1관 E, GV, 12
12.3(화) 17:00-19:01 CGV압구정(신관) ART2관 E, GV, 12
SYNOPSIS

뱀파이어 웹툰을 그리는 김정서는 엄마 최미영이 건넨 차용증이 붙은 색소폰을 들고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서 벌교횟집을 운영하는 김영주에게 아파트 계약금을 받으러 향한다. 정서는 그곳에서 가깝지만 낯선 가족들의 욕망에 휘말린다. 자신의 뿌리와 흔들리는 현재를 마주하고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내린다.

DIRECTING INTENTION

서울에서 아파트를 갖고 뿌리내리고 싶은 마음을 강원도 동해시에서 바라보기.

FESTIVAL & AWARDS

2024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
2024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DIRECTOR
장만민

장만민

2015 희광이
2018 회전목마
2018 히스테리아

STAFF

연출 장만민
각본 장만민
제작 최이슬
촬영 조성환
편집 장만민
조명 윤방수
음악 김사월
미술 박정민
출연 나애진, 안석환, 강봉성, 김진영, 최정현, 박현숙, 박미소, 조하성, 윤서정, 성노진

PROGRAM NOTE

정서는 회사원으로 일하면서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웹툰을 그린다. <은빛살구>는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주인공이 직면하는 복잡다단한 문맥들을 차가운 현실과 뱀파이어 판타지라는 두 개의 이야기로 병치시킨 영화이다. 현실에서 그녀는 정규직 심사의 결과를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한편, 자신이 창조한 판타지에서는 뱀파이어로 분해 사람의 피를 빨아 먹고 산다.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사람의 피로 채우는 판타지는 근원적 욕망과 더불어 어린 시절 아버지의 외도로 가족의 해체를 겪을 수밖에 없었던 정서의 결핍을 짐작하게 한다. 아파트 청약 당첨이라는 큰 행운을 맞이하게 된 정서는 계약금을 치르기 위해선 완벽한 타인처럼 별개의 삶을 살고 있는 아버지와 그의 가족을 마주해야 한다. 영화는 한국 사회가 관통하고 있는 가장 첨예한 동시대 담론 중 하나인 아파트를 소재로 가져와 개인의 욕망, 삶의 녹록지 않음, 가족이기에 겪어야 하는 미묘한 긴장감들을 다채롭고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한 명의 개인이자, 누군가의 딸, 사회의 구성원, 그리고 상상 속에선 뱀파이어인 정서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아파트 계약금은 그녀에게 무엇을 약속할 수 있는 것일까?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 장면은 구조적으로는 닮아 있지만 전혀 다른 의미를 생성한다. 영화는 관습적인 가치들을 관철시키지 않으면서 한 개인이 내린 선택과 도약을 지지한다.

문주화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