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상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오세연 | 2025 | Fiction | Color | DCP | 21min
TIME TABLE
| 11.29(토) | 13:10-14:25 |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 GV, G |
| 12.4(목) | 17:30-18:45 | CGV압구정(본관) 2관 | GV, G |
SYNOPSIS
겨울을 앞둔 공원. 지민과 현상은 시 낭독 모임을 한다. 시의 내용 때문일까, 서로 다른 마음 때문일까. 두 사람은 조금씩 이상해진다.
DIRECTING INTENTION
( )가 있는 시는 어떻게 낭독해야 할까.
FESTIVAL & AWARDS
2025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오세연
2021 성덕
STAFF
연출 오세연
제작 안은혁
각본 오세연
촬영 서시온
편집 구윤주, 오세연
미술 김주원
출연 채서은, 최하루, 차이경
PROGRAM NOTE
해질 녘 지민이 바쁜 걸음으로 숲속을 찾는다. 설레는 마음이 한가득, 부산스러운 몸짓과 표정에서 새어 나온다. 곧이어 단정하고 점잖은 품새의 현상이 도착한다. 둘 다 정성껏 가져온 책을 꺼내어 들고, 고즈넉한 시 낭독회를 시작한다. 지민은 김복희의 「귀신하기」라는 을씨년스러운 제목의 시를 택했다. 가만히 따라 듣다 보니, 사랑에 대한 위트와 쿨한 진심이 담겨 있다. 지민의 낭독이 끝나자, 현상은 이상의 「이런 시」로 답한다. 그는 이상의 시를 자주 낭송하는 듯하다. 어딘가 어른인 체하는 현상이 경성의 천재 시인의 내용과 형식 중, 무엇에 매료되었는지 그녀는 도통 알 수 없다. 둘의 정서는 매우 다르지만, 그런대로 호감 어린 시간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런데, 무언가 엇갈린 마음의 방향을 확인하는 순간, 영화는 모든 것을 삽시간에 바꾸어 버린다. 다정했던 숲의 공기는 금세 차분해지고, 지민은 실망과 체념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다.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이상현상 중 사랑의 감정을 빠뜨릴 수 없다. 많이 좋아하면 귀신이 된다는데, 지민은 영화 속에서 끝내 귀신이 되려는 걸까? 같은 시를 다르게 읽는 그녀의 마지막 낭송이 마음에 쓰인다. 입 밖에 내뱉기 어려운 감정이 이렇듯 시와 영화로 융합되었다.
김동현 / 서울독립영화제2025 프로그램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