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이 온다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주로미,김태일 | 2025 | Documentary | Color | DCP | 119min (E)
TIME TABLE
| 11.29(토) | 17:00-18:59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E, GV, 12 |
| 12.1(월) | 13:20-15:19 | CGV압구정(본관) 3관 | E, GV, 12 |
| 12.4(목) | 11:20-13:19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E, 12 |
SYNOPSIS
막장에서 석탄을 캐고 있는 장성광업소 채탄부 A조 여섯 명은 막장에서 생사를 함께한다.
탄광에서 3년만 일하겠다고 들어온 이들은 짧게는 20년에서 길게는 40년 동안 석탄을 캐 왔다. 사고를 겪을 때마다 떠날 결심을 했지만, 폐광된 후에야 그만두게 되었다. 한편, 35년 전 강원 탄광 광부였던 성완희 열사의 분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광부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했던 20대의 청년들이 이젠 60을 바라보고 있다. 태백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류태호, 정육점을 운영하는 전미영과 광부 출신 남편 천삼용, 탄광연구소 소장 원기준, 성완희 열사의 마지막 전화를 받지 못한 안재성, 탄광촌에 주저앉았던 늙은 광부의 마지막 모습도 모두가 광산이라는 그늘 곁에 머물고 있다. 오래전 태백을 떠났던 이연복은 8년간의 광부 생활을 가슴에 묻어두고 있다. 성완희 열사의 분신 현장에 있었던 다섯 명의 친구들은 모두 전국으로 흩어졌고, 어디에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다만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가든 양심적으로 살아가자 약속하고 헤어졌다. 누군가는 책임감으로 할 일을 찾고, 누군가는 죄책감으로 숨고, 누군가는 모두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언젠가 다섯 명이 모여 친구의 묘에 가고 싶지만 찾을 방법이 없다. 폐광을 앞둔 태백이라는 공간에 모이고 흩어졌던 이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DIRECTING INTENTION
태백의 역사는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역사이자 탄광의 역사를 간직한 도시다. 한때 산업 전사로 불리던 광부들은 2025년이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폐광과 더불어 광부들의 지난했던 삶도 각자의 기억에 남게 된다. 폐광으로 탄광의 역사와 광부의 삶은 사라지더라도 남는 건 없는 걸까? 남겨야 할 것은 없는가? 라는 질문에서 이 작업이 시작되었다. 태백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장성광업소는 2024년에 폐광을 결정했고 그곳에 일하고 있는 광부들은 마지막 광부로 남게 되었다. 극한 노동에 숨을 불어넣었던 마지막 광부들의 현재, 오래전 태백을 떠났지만 광산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폐광이 남기고 가는 것들, 용도폐기 된 탄광과 그 흔적에 가려진 광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25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
DIRECTOR
주로미
2016 올 리브 올리브
2022 또 바람이 분다
김태일
2004 길동무
2005 안녕, 사요나라
2010 오월愛
2016 올 리브 올리브
2022 또 바람이 분다
STAFF
연출 주로미, 김태일
제작 박광수, 문정현
촬영 신임호, 김상구, 김태일, 주로미
편집 김형남, 김태일, 주로미
음악 시와
출연 이연복, 김종원, 안재성, 김영문, 원기준, 전미영, 천삼용, 김기석, 김점삼, 류태호, 조용일, 이기범, 홍성현
PROGRAM NOTE
다큐멘터리스트는 사라져 가는 것을 애써 끄집어내고 그것을 기억하며 기록한다. 어쩌면 아무도 관심 갖지 않을 테마일지라도 말이다. 김태일·주로미 감독의 <이슬이 온다>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산업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작품이다. 한때 한국 경제의 중추였지만 이젠 산업의 변두리로 밀려난 광업 노동자들. 이 일을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다는 그들은, 20대 초반에 일을 시작해 30년 넘게 탄을 캐고 있다. <이슬이 온다>의 방법론은 정공법이다. 인터뷰이에 최대한 밀착해 그들의 진솔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것. 여기서 사람들은 1980년대 세상을 떠난 성완희 열사를 떠올린다. 노동 운동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 극심한 탄압 속에서 민주 노조 운동을 했던 성완희 열사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었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이슬이 온다>는 고통스러웠던 노동의 역사를 드러낸다. 작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만났던 <1980 사북>에 이어 ‘1980년대 태백 탄광’이라는 시공간을 담은 또 한 편의 다큐. <1980 사북>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면, <이슬이 온다>는 사람들의 담담한 증언이 울림을 준다.
김형석 / 서울독립영화제2025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