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
서울독립영화제2024 (제50회)
장편 쇼케이스
김경래 | 2024 | Fiction | Color | DCP | 72min (E) World Premiere
TIME TABLE
11.30(토) | 20:20-21:31 | CGV압구정(신관) ART1관 | E, GV, 12 |
12.4(수) | 18:00-19:11 | CGV압구정(신관) ART2관 | E, GV, 12 |
SYNOPSIS
성철이 운영하는 카페에 영화감독 정웅이 찾아온다. 정웅은 자신이 쓰고 있는 시나리오를, 성철은 자신이 겪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정웅은 성철에게 그의 경험을 자신의 영화에 써도 되는지 묻는다.
DIRECTING INTENTION
영화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이 즐거움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제작 방식이나 이야기를 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 맞춘다. 이번 <이인>은 1년의 기한을 정해 두고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시나리오를 써서 바로 촬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FESTIVAL & AWARDS
World Premiere
DIRECTOR

김경래
2018 레슨 중
2021 올 겨울에 찍을 영화
2023 레슨
STAFF
감독 김경래
제작 스튜디오 351
각본 김경래, 정승민
촬영 김경래
편집 김경래
색보정 김종수
번역 정승민, 류연성
출연 정승민, 손준영, 류지민, 선지현, 이제린, 강정웅, 류유현, 전한나, 김솔로몬, 지유림, 정우재
PROGRAM NOTE
이 영화 속의 인물들은 초록색 갓을 쓴 스탠드 아래에서 남의 일기를, 시나리오를, 만화책을 본다. <이인>은 도시생활자들이 맴도는 픽션의 세계를 그린다. 자신과 타인 사이의 안전한 거리, 혹은 자신과 자신 사이의 약속된 거리에서 벗어나는 순간,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거리의 멀고 가까움에 따라 내 머릿속의 세계는 현실이 되기도 하고 픽션이 되기도 한다. 사실 <이인>에서 현실은 오히려 픽션보다 더 공고한 픽션의 세계이다. 실체로 존재하지 않는 구조를 쌓아 올리고 그 안에서 안식처를 찾는 이야기 안에 현실의 인물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그 현실세계에 균열이 생기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픽션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 너구리 영전에 바치는 제의물인 손톱은 의미를 파악할 수도 없고 파악되지도 않는 탄피를 경유하고, 시나리오는 일기로 다시 읽히며, 영화에 대한 미련이 없다고 주장하는 카페 사장은 성공을 거둔 소설가처럼 사라진 선글라스의 행방을 더이상 궁금해하지 않는 것으로 관계가 준 상처를 덮어 두기로 한다. 픽션이, 즉 영화의 이야기가 제자리를 맴돌 때 현실에서 침입한 이상하고도 비범한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픽션 안의 인물이 영화 밖에서 도움의 손길이 왔을 때 거절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현실과 영화는 비로소 조응하게 된다. 영화 캐릭터들과 우리는 때로 서로에게 이인이며, 현실의 우리는 잡은 물고기를 다시 놔주며 단지 손맛을 보기 위해 낚시를 하듯, 영화를 만들면서 삶의 구조를 다루는 손맛을 느끼며 자신을 객관화시켜도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는 이 현실을 살아간다.
김미영 / 서울독립영화제2024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