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난민

서울독립영화제2017 (제43회)

특별단편

한가람 | 2017 | Fiction | Color | DCP | 23min 40sec (E)

SYNOPSIS

열네 살 소녀 다빈의 가족은 돈이 없어 엄마의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다. 엄마의 옛 주소지로 가면 화장을 저렴하게 할 수 있다는 말에 길을 떠나지만, 그 여정이 쉽지 않다.

DIRECTING INTENTION

죽을 때조차 돈이 필요한 현실 속에서 남아있는 삶의 온기를 찾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7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2017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부문 최우수상
2017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2017 제19회 정동진독립영화제
2017 제02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2017 제04회 사람사는세상영화제
2017 제04회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

DIRECTOR
한가람

한가람

2016 <아포카토>

STAFF

연출 한가람
제작 유영식
프로듀서 최훈태
각본 한가람
촬영 손성규
편집 한가람
조명 손성규
음악 김사랑, 김한솔(SoundDOG)
출연 이재인, 장준휘, 허다연

PROGRAM NOTE

<장례난민> 속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어떤 시간이냐, 애도의 시간이다. 다빈(언니)과 한솔(동생)은 엄마가 방금 세상을 떠났지만 슬퍼하고 있을 수가 없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서 아버지는 아내의 장례를 치를 수가 없다. 차를 훔쳤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고, 자식들의 점심 한 끼를 사줄 형편이 되질 않아 계산을 하지 않고 도망가려다 경찰에 붙잡힌다. 아이들은 그제서야 엄마를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한솔은 ‘똥꼬’에 약을 넣어주던 엄마를 떠올리고, 다빈은 함께 만두를 빚던 엄마를 떠올린다. 바로 그 때 작은 상상이 이 불쌍한 ‘난민’들에게 기적을 선물한다.
현실은 다빈의 말마따나 (뭐가) ‘그렇게 힘들다.’ 그런 현실에 아이들을 두고 떠난 사람은 ‘미안하다.’ 그러나 어떠한 때에는 상상이 현실을 이겨내기도 한다. 마침내 엄마를 보낼 수 있게 된 그들. 애도의 시간을 가지게 된 그들. 마지막 장면은 그들의 뒷모습이다. 그들은 엄마의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며 손 붙잡고 있다. 그러니 이제 우리도, 그들의 뒷모습을 그저 보고 있지만은 말자. 뒷모습을 잊지 말고, 손 꼭 잡아 주자. <장례난민>은 이러한 의미에서 끝나는 동시에 다시 시작하는 영화다. 영화를 본 이에게 할 일을 주었으니까. 그간 애도의 시간을 보내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영화가 할 수 있는 일, 그 일 중에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생각나게 해주는 고마운 작품이다.

김종헌 / 서울독립영화제2017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