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토

서울독립영화제2016 (제42회)

새로운 선택

허준석 | 2016 | Fiction | Animation | Color | MOV | 24min 57sec

SYNOPSIS

한 남자와 사자인형이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남자는 사자를 떠난다. 머리카락(갈기)이 길어 암컷인줄만 알았던 인형이 수컷이란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둘은 여전히 서로를 잊지 못한다.

DIRECTING INTENTION

사랑을 ‘성기 중심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보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6 제16회 전북독립영화제
2016 제12회 인디애니페스트
2016 제15회 미쟝센단편영화제

DIRECTOR
허준석

허준석

2006 <안녕하세요 구로배씨?>

2010 <언제든 반품하세요>

STAFF

연출 허준석
제작 허준석
각본 허준석
촬영 허준석
편집 허준석
출연 이재근, 강승규, 허준석, 박병규, 허혜경

PROGRAM NOTE

이것은 사랑 이야기다. 프로 축구 선수 지망생 재근과 사자 인형 지오토의 사랑 이야기다. 어, 사람과 인형이 서로 사랑한다고? 맞다, 둘은 깊이 사랑했다. 하지만 둘 사이엔, 국적이나 종의 차이보다 심각한 사랑의 장애물이 있었다. 그 장애를 극복할 수 없었던 재근은 지오토를 떠났고, 지오토는 재근을 되찾기 위해 모종의 결심을 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왔다. 그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실사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영화 <지오토>는 재근과 지오토를 둘러싼 사건의 전말을 다큐멘터리처럼 추적해 간다. 자막과 인터뷰, CCTV나 블랙박스 영상, 재연 장면, 취재 기록 등으로 이루어진 구성은 미스터리 해결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한다. 재근을 고뇌에 빠뜨린 것은 지오토가 수컷이라는 사실이었다. 머리(갈기)가 길어 암컷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동물/인형과의 사랑은 괜찮은데 수컷과의 사랑은 왜 안 된다는 것인지, 지오토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지오토는 재근을 위해 갈기를 깎고 암컷이 되지만, 성전환한 그의 모습은 오히려 완벽한 ‘수컷의 상징’이다. 재근은 눈물을 흘리며 도망치고, 그 후로는 공을 찰 수 없어 축구 선수의 꿈도 포기하고 만다. 편견과 불관용이 초래한 비극을 경쾌하지만 신랄한 유머로 그려 낸 블랙 코미디에 킥킥거리며 웃다가, 어느샌가 뒤통수가 서늘해진다. 웃프다.

김은아 / 서울독립영화제 인디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