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러 가는 길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유재인 | 2025 | Fiction | Color | DCP | 106min (E)
TIME TABLE
| 11.28(금) | 14:40-16:26 | CGV압구정(신관) 4관 | E, GV, 15 |
| 11.29(토) | 17:20-19:06 | CGV압구정(본관) 2관 | E, GV, 15 |
| 12.2(화) | 11:20-13:06 |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 E, 15 |
SYNOPSIS
담임 선생님과 비밀 연애, 그리고 임신. 잠적해버린 선생님을 되찾기 위해 여고생 윤지는 임신 중단을 결심한다. 불법 낙태약을 구매하기 위해 윤지는 학교를 떠나고, 경선은 모아둔 돈이 사라진 걸 알고 윤지의 뒤를 쫓는다.
DIRECTING INTENTION
몸과 권리, 사랑과 책임, 사회와 이웃에 대하여.
FESTIVAL & AWARDS
2025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배우상 수상
DIRECTOR
유재인
2017 해피해피쿠킹타임
2019 어떤이
2021 쓰는 일
2023 과화만사성
STAFF
연출 유재인
제작 김지형
각본 유재인
촬영 백재령
편집 유재인
조명 김연호
음악 이은주
미술 안덕진
음향 김수현
출연 심수빈, 이지원, 장선
PROGRAM NOTE
윤지는 임신 중이다. 그녀는 여고생이며, 아이의 아버지는 윤지의 담임선생님이다. 그는 유부남이다. 그런데 그는 윤지의 연락을 회피하고 있다. 윤지는 관계로부터, 제도로부터, 그리고 친구들로부터 완벽하게 고립된 상태다. 답이 오지 않는 채팅창을 허탈하게 바라보던 윤지는 임신 중단을 결심한다. 윤지는 불법약물 구매를 위해 기숙사 룸메이트 경선의 비상금을 훔치고, 경선은 자신의 잃어버린 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윤지의 상황을 알게 된다. 둘은 비밀스러운 동맹의 우정을 맺는다. <지우러 가는 길>은 십 대의 임신 중단이라는 껄끄러운 소재를 과감하게 파헤치면서도 윤지의 행위가 촉발하는 사회적 파장에 천착하는 영화가 아니다. 윤지는 결정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기숙사, 동물병원, 미혼모 자립지원센터 등을 떠도는데, 영화는 윤지의 삶에서 지워진 ‘삶의 거처’는 과연 어디에 있는지 묻고 있다. 윤지와 경선이 잃어버린 거처는 두 여고생이 공통적으로 그들의 부모에게 물려받은, 동시에 물려받지 못한 유산이다. 윤지를 유일하게 포기하지 않는 경선의 당당한 몸짓은 한국 사회가 십 대 미혼모의 신체 위에 폭압적으로 기입한 시선들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되짚는다. 윤지와 경선은 서로의 유일한 거처가 되어, 함께 길을 걷는다. 그 길은 그들에게 덧씌워진 편견을 지우는 길이며, 응답 없는 것들로부터 벗어나는 주체적인 탈주선이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문주화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