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차이밍량 | 2025 | Documentary | Color | DCP | 66min
TIME TABLE
| 11.28(금) | 16:00-17:06 | CGV압구정(본관) 3관 | 15 |
| 12.5(금) | 15:00-16:06 | CGV압구정(신관) 4관 | 15 |
SYNOPSIS
차이밍량 감독과 함께 아농은 고향 라오스로 돌아왔다. 들판에는 가축들이 한가로이 돌아다니고, 바람에 나무가 흔들거리며, 물빛이 반짝인다. 그 누구의 땅도 아닌 이곳에서, 버려진 집들은 고요히 서 있다. 그러나 각각의 집은 서로 다른 얼굴을 지닌 듯, 저마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고 있었다. 캠코더 하나, 카메라 하나. 그리고 한 편의 영화가 탄생했다.
DIRECTING INTENTION
나는 오랫동안 시나리오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만들기를 멈춘 적은 없다. <데이즈>, <너의 얼굴>, <홍콩의 밤> 모두 시나리오 없이 만들어졌다. 나는 영화 산업의 여러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나만의 영화적 자유를 확장해 가고 있다. 나는 이것을 ‘수공예 영화 (Handcrafted Cinema)’라 부른다. <집으로>는 작은 캐논 캠코더와 라이카 카메라로 촬영되었다. 함께한 사람은 나, 아농, 그리고 그의 친구 한 명뿐이었다. 우리는 라오스의 시골 지역에서 2주 넘게 촬영을 진행했다. 편집은 타이베이의 협력자 장종위안이 맡았다. 나는 이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진심으로 흥분되고 기쁘다.
FESTIVAL & AWARDS
2025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2025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2025 제63회 뉴욕영화제
2025 제63회 비엔나국제영화제
DIRECTOR
차이밍량
1992 청소년 나타
1994 애정만세
1997 하류
1998 구멍
2001 거기는 몇시니?
2003 안녕, 용문객잔
2005 흔들리는 구름
2006 홀로 잠들고 싶지 않아
2009 얼굴
2013 떠돌이 개
2020 데이즈
STAFF
연출 차이밍량
총괄 프로듀서 이강생
프로듀서 클로드 왕
촬영 차이밍량
편집 창 종 위안
음향 루 치하오
출연 아농 호웅흐앙시
PROGRAM NOTE
차이밍량은 행자(行者)를 자처한다. 영화를 둘러싼 자본, 시스템, 제작진이라는 개념, 물리적 조건에서 스스로 멀찍이 떨어져 나와 오직 소형 카메라 두 대만을 들고 무작정 길을 나섰다. 곁에는 그의 영화 <데이즈>(2020)로 배우로 데뷔해 그와 함께 작업을 이어 오고 있는 라오스 출신의 태국 이민자 아농 호웅흐앙시만 있을 뿐이다. 실은 라오스의 고향집으로 향하는 아농의 길에 차이밍량이 동행한 것이다. 그 여정 속에서 차이밍량은 본다, 듣는다, 담는다. 자연의 풍광과 더불어 그가 오랫동안 응시한 것은 집들. 한때는 누군가 살았을 법한, 하지만 지금은 허물어지고 방치된 집들, 혹은 여전히 누군가의 삶의 터전인 집들. 저마다 상태와 모양이 제각각인 집들. 우뚝하니, 덩그러니 남아 유무형의 역사가 된 집들. 집들이 말없이 말을 걸어온다. 표정 없이 표정을 짓는다. 그 사이, 카메라는 때때로 시장의 활기와 노동의 반복과 무상한 불상들을 비추기도 하고, 또 그 사이, 카메라는 아농의 집안으로, 가족들 쪽으로 들어서기도 한다. 어느새 그들 사이에 앉아 있는 차이밍량의 고요한 뒷모습까지도 풍광의 일부가 된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원어 대사 자막을 넣지 않았다는 게 일러 주듯, <집으로> 앞에서 뭔가를 더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건 무의미하고 무용하다. 보이고, 들리고, 담긴 것 그대로이고 그게 다다. 행자의 시선, 그것이면 족하다는 듯이.
정지혜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