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 무렵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정승오 | 2025 | Fiction | Color | DCP | 105min (E)

TIME TABLE
11.29(토) 24:00-05:39 (익일) CGV압구정(신관) 4관 15
12.1(월) 17:20-19:05 CGV 청담씨네시티 3관(컴포트석) E, GV, 12
12.3(수) 20:00-21:45 CGV압구정(본관) 2관 E, GV, 12
SYNOPSIS

용접기사 철택은 어느 날 암 말기 선고를 받는다. 이 소식은 단역 배우로 활동 중인 그의 외동딸 정미뿐만 아니라, 철택과 사실상 이혼한 상태로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노후를 즐기던 현숙, 구순을 앞둔 현숙의 어머니 옥남, 철택의 친형 관택과 관택의 손자 동민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서로를 멀리하며 지내던 양가 가족들은 억지로 과거를 반추하며, 쌓여 있던 마음의 고름과 마주하게 된다. 죽음의 그림자와 함께 찾아온 이들의 시간, ‘철들 무렵’이다.

DIRECTING INTENTION

삶이 고되고 마음처럼 되지 않는 시기가 있다. 과거의 틀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부모이자 자식이고, 보호자이자 의지하는 존재이며, 바깥의 얼굴과 안쪽의 얼굴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그렇게 갈등과 모순 속에서도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 나아가는 사람들. 이 영화는 그 시간을 경유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FESTIVAL & AWARDS

2025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송원시민평론가상, 한국영화감독조합 플러스엠상
2025 제2회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

DIRECTOR
정승오

정승오

2013 열여덟 반
2015 꿈꾸는 아이
2016 새들이 돌아오는 시간
2017 순환소수
2018 오래달리기
2020 이장

STAFF

연출 정승오
제작 주마등필름
공동제작 ㈜인디스토리
프로듀서 김은성
각본 정승오
촬영 김비오
편집 이연정
조명 이희성
음악 김지혜
미술 유정은
출연 기주봉, 하윤경, 양말복, 원미원

PROGRAM NOTE

철택은 고인이 된 어머니의 사진 앞에서 복권 당첨을 간절히 기도한다. 단역 배우로 활동하는 정미는 분주한 하루를 시작한다. 현숙은 공기 좋은 곳에서 자신을 돌본다. 각자의 공간에서 일상을 이어가는 이 셋은 가족이다. 정승오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철들 무렵>은 떨어져서 살기로 결심했지만, 여전히 서로의 인생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 가족이 겪는 특별한 돌봄의 시간들을 담고 있다. 철택이 말기 암 선고를 받게 되면서, 정미는 아버지의 병간호를 떠맡게 된다. 영화는 해체된 가족의 삶을 억지로 봉합하거나, 이들이 겪었을 과거의 일들을 들춰내지 않는다. 대신, 피를 나눴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 엄연한 개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물들이 가족의 구성원으로 역할하려는 순간 겪게 되는 불협화음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정미는 철택의 보호자가 되면서, 떨어져 지내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친척들의 얼굴을 비로소 가까이에서 바라보게 된다. 이혼 서류와 효도 계약서로 서로를 단절하기도, 옭아매기도 하는 이 이상한 공동체는 나와 가장 닮아 있으면서도 결코 하나로 통합될 수 없다는 모순을 일깨운다. <철들 무렵>은 개인에 대한 영화이면서, 가족에 대한 영화이다. 그리고, 우리들을 비추고 있는 사실적인 초상화이다.

문주화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