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강탈: 아무 것도 우리를 멈출 수 없다 2
서울독립영화제2025 (제51회)
이노우에 준이치 | 2023 | Fiction | Color | DCP | 119min (KN, E)
TIME TABLE
| 12.1(월) | 16:30-18:29 | CGV 청담씨네시티 프리미엄관 | E, KN, GV, 12 |
| 12.4(목) | 17:10-19:09 | CGV압구정(본관) 3관 | E, KE, 12 |
SYNOPSIS
감독 와카마츠 코지를 중심으로 한 와카마츠 프로덕션에 모인 젊은이들의 청춘을 그린 영화 <반항하는 청춘들(Dare To Stop Us)>의 속편. 이번 작품은 전작의 각본을 맡았으며 실제로 와카마츠 프로덕션의 일원이었던 이노우에 준이치가 연출을 맡았다. 1980년대, 비디오의 급격한 보급으로 인해 영화관 관객 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그러한 흐름에 역행하듯, 와카마츠(이우라 아라타) 는 독립영화관 시네마 스코레(Cinema Skhole) 를 설립하고, 현지에서 비디오 카메라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기마타 준지(히가시데 마사히로) 를 극장 지배인으로 임명한다.
DIRECTING INTENTION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관이 위기를 맞았을 때, 일본의 많은 영화감독, 각본가, 배우들은 예술영화관(아트하우스 시네마)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인 금액은 3억 엔을 넘어섰다. 하지만 그때 이런 비판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영화인이라면, 일시적인 지원보다 히트작을 만들어서 예술영화관이 자립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오래전부터 그 비판에 응답하고 싶었다. 예술영화를 만들고, 그 영화를 예술영화관에서 상영하며, 그 극장을 관객으로 가득 채우고 싶었다. 그것이 나의 꿈이 되었다. 그 무렵, 나의 스승이신 와카마츠 코지 감독이 지방 도시인 나고야에 ‘시네마 스코레(Cinema Skhole)’ 라는 예술영화관을 세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곳은 올해로 개관 40주년을 맞이하는 곳이다. 40년 전 그 시절, 일본에서는 아직 ‘예술영화관(art-house)’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다. 영화감독이 직접 영화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려웠다. 비디오가 대중화되며 집에서도 손쉽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고, 문화 지원이 거의 없는 일본에서 예술영화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그런 역경 속에서도 일본의 예술영화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기록하고 싶었다. 예술영화관은 사람과 영화를,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장소이다. 나 역시 그런 공간에서 와카마츠 감독을 만나 영화의 길로 들어섰다. 실패와 좌절로 가득한 여정이었지만, 영화를 만드는 일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그 끈질김은 반복되는 재정난 속에서도 상영을 멈추지 않는 예술영화관의 생명력과 닮아 있다. 이 영화는 예술영화관과, 영화에 ‘사로잡힌’ 청춘들의 성장 군상극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이야기는 나만의 것이 아니다.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의 이런 마음이 국경을 넘어 관객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
DIRECTOR
이노우에 준이치
2013 A WOMAN AND WAR
2016 Inheritance
2025 Ikimono no kiroku
STAFF
연출 이노우에 준이치
각본 이노우에 준이치
촬영 츠타이 타카히로
편집 히루타 토모코
음악 미야타 가쿠
출연 이우라 아라타, 히가시데 마사히로, 이모 하루카, 스기타 라이루, 코무아이
PROGRAM NOTE
와카마츠 프로덕션이 제작한 두 편의 연작에는 고인의 역사와 피가 흐른다. 무기를 불끈 쥔 프로덕션의 로고만큼이나 영화에도 전투적인 영화 만들기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와카마츠의 조감독 출신인 시라이시 카즈야에 이어 속편을 연출한 이노우에 준이치의 경력도 만만하지 않다. 시라이시보다 먼저 와카마츠의 조감독으로 시작해, 그의 동지였던 아다치 마사오의 <레볼루션 +1> 등에서 각본가로 활동해 온 인물. 1편에서 각본을 맡아 1969년부터 1971년까지 치열한 현장에서 활동했던 한 여성 영화인을 그렸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1982년으로 점프한다. 바야흐로 비디오의 시대에 와카마츠는 나고야에 극장을 열고, 그곳에서 그와 인연을 맺은 세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그중 한 명이 이노우에다). 영화는, 어떤 의미로든 학교로서의 시네마에 대해, 혹은 삶에 유용한 어떤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질문한다. 그래서 영화에 빠지는 건 쉬우면서 어려운 일이다. 천국에 갈 수 없더라도 영화에서 그것을 발견한 순진한 시네필을 위한 영화 한 편이다.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뭉클한 마지막 두 시퀀스는 극장 문을 나서기를 망설이게 한다.
이용철 / 영화평론가